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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책임공방속 “부양책”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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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책임공방속 “부양책” 한 목소리

입력
199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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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동악재” 여야 「증시비상」/“표떨어진다” 정·경대책 모색/민자/실정성토… 「장단기 처방」 제시/민주/“무정책 원인” 대증요법 반대/국민증시붕락 위기감이 경제계를 넘어 정가에도 깊숙히 스며들고 있다. 올 연말 대선의 주요쟁점의 하나인 6공 경제실정 문제가 당면한 증시 급냉을 계기로 조기 부각되면서 여야는 일단 이례적인 한 목소리로 정부에 증시부양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증시사태가 실물 경제의 침체상태를 반영한 것이지만 이와 더불어 파행적인 여야관계와 불안정한 정국상황이 증시를 거의 공황상태로 내몰았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여야가 서로 책임전가와 함께 처방을 내놓기에 이른 것이다.

여야의 이같은 태도는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증시문제가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공통 악재라는 인식이 배경에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이 파행적 정국운영과 경제난 사이의 책임공방을 벌이면서 단기 응급적 증시처방을 촉구하는 것은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또다르게 압박하는 폐해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특히 각당이 대선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종래의 긴축기조와 어긋나는 통화량·금리문제를 거론해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또다시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자◁

○…민자당은 최근 주가폭락이 경제 및 경제외적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고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우선 경제적 원인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급격한 수익률 저하를 들고있다.

지난 87년이후 임금상승 등으로 인한 국제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 상실과 지난해 내수진정책 강화에 따른 국내 수요감소,그리고 과중한 금융비용 부담으로 기업의 채산성이 계속 떨어졌고 이같은 상황이 증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내 경제 불경기의 장기화에 따른 「만성적」 투자심리 위축현상도 증시불황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

민자당은 이와함께 지난 6월 14대 국회개원이후 원구성조차 못하고 있는 정치권의 장기파행 상태 역시 투자가들의 심리적 불안을 한층 부채질했다고 보고있다.

특히 국민당의 출범과 김우중 신당설이 재벌기업들의 잇단 정치참여 움직임으로 현대·대우그룹 등의 관련주들이 무더기 하종가를 기록한 것도 최소한 10∼20%포인트의 주가하락 요인이 됐다는 분석들.

민자당은 이번 증시불황이 연말 대통령 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 관측.

2백여만명으로 추산되는 중산층 주식투자자들이 집권당의 경제정책 및 정국운영 방식에 회의를 표시하며 등을 돌려 자칫 경제에 관한한 나름의 「대안」을 갖고있다고 주장하는 야당후보에 흡수될 소지가 많다는게 민자당측의 우려이다.

이에따라 민자당은 먼저 기업의 수익률 개선을 위해 금리의 인하 및 통화량의 신축적 조정과 증시안정 증권발행을 통한 증시 수요기반 확충 등의 대책을 정부측에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또 정치적으로는 현재 진행중인 「정치특위」의 여야 협상에 총력을 기울여 조속한 「정상정치」의 복원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민자당은 김 대표가 총재취임이후 선보일 「국정쇄신책」 또한 사회분위기 일신 및 투자여건 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민자당은 현재까지 정치특위의 협상타결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한데다 금리인하 등의 대안이 그동안 당이 일관되게 강조해온 금융·재원의 긴축기조를 스스로 깨뜨리는 것이 아니냐는 내부비판에 부딪쳐 고민에 빠져있는 것도 사실이다.<유성식기자>

▷민주◁

○…민주당은 최근의 증시위기를 6공의 경제실정과 3당 합당이후의 개혁정책의 후퇴에 따른 전반적 경제위기의 반영이라고 보고있다.

6공의 경제실정은 3당 통합이후의 정당성 결여를 메우기 위한 무리한 인기위주의 개발정책,세계경제의 변화 흐름과 동떨어진 재벌위주의 관치경제가 빚은 기술개발 낙후,경쟁력 약화 등을 초래해 증시붕괴 원인을 제공했고 집권당내의 권력다툼 및 지자제 연기로 인한 대치정국의 장기화가 심리적 근인으로 작용했다는게 민주당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같은 위기해소를 위해 그동안 민주당이 제시해온 대응방안은 대체로 장기적 경제호전을 겨냥한 것이었다. 물가안정과 중소기업 육성·긴축재정·농업보호·과감한 기술개발 투자 등으로 경제바탕을 튼튼히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와함께 정치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자치단체장 선거 연내실시를 부분적으로라도 수용하라고 촉구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민주당 정책실이 입안하고 19일 최고위원·주요간부 연석회의를 거쳐 발표된 긴급 증시안정화 대책은 그동안의 주장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 대선을 의식한 선전용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주요정책 금리의 지속적 인하 ▲금융실명제 등 경제개혁의 조속한 실시 ▲중·장기 증시안정 증권발행 ▲외국인 주식구입 상한의 확대 ▲주식 액면가의 소액분할 ▲장기투자자에 대한 세제혜택 등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의 대부분은 금리인하,증시안정 증권발행 등과 같이 결과적으로 통화팽창을 가져와 안정·긴축기조를 해칠수도 있다는게 민주당의 고민이다.

이를두고 당내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은 경제내실과 정치안정서 기대해야 하나 워낙 상황이 급하니 우선 붕락 위기만은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황영식기자>

▷국민◁

○…국민당은 최근의 증시붕락 현상이 기본적으로 6공의 경제정책 실패에서 기인한다고 보고있다. 또 경제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와 전망을 일반 국민에 심어주지 못하기 때문에 증시침체 현상이 점차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정주영대표는 『증시붕락은 6공의 경제정책 부재에다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경제운영을 잘할 것이라는 기대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바 있다.

물론 여기에는 「경제정당」을 표방하는 국민당의 정치 공세적인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현 경제상황에 대한 국민당의 기본적인 인식이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민당은 현재의 증시위기를 대증적인 응급조치로 치유되기 어렵다고 보고 경제의 근본적인 회생방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국민당은 증시침체 주요인을 구체적으로 신기술 개발부진 등에 따른 성장잠재력의 약화 증시의 과다 물량공급 ▲기관투자가의 기능약화 등에서 찾고있다. 특히 지난 89년 시장자율 기능보다는 인위적으로 취해졌던 12·12증시 안정화대책이 기관주자가 기능을 위축시켜 증시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당은 이에따라 장기적으로는 단기금융 상품의 금리를 인하하고 통화관리를 신축적으로 운용해 실세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한편 부동산 투기억제,증시개방확대,증권투자 손실보험 제도입 등으로 증시 투자의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대책을 제시한다.

또한 세제우대 조치로 개인투자가의 증시참여를 유도하고 투신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안 등을 내놓고 있다.

특히 투신사에 대해서는 ▲신탁형 증권 저축의 수익률 상향조정 등 투신상품의 수익률 우위확보와 경쟁력 약화에 대응한 부대서비스 제공 ▲타금융기관 수준의 지속적 점포증설 ▲공신력 제고를 위한 자기자본 충실화 등의 정책적 배려를 주장하고 있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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