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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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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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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글까」라는 속담이 있다. 방해물이 있더라도 마땅히 할 일은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구더기가 무서워 정말로 장을 담그지 못하는 식으로 제할일을 포기한 경우가 너무 많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초·중·고교 교사들의 학생 가정방문 금지조치다. ◆교사들의 학생 가정방문 금지조치는 지난 75년부터의 일이니 벌써 19년이나 됐다. 금지조치의 이유는 진짜 장의 구더기만도 못한 하찮은 것이었다. 가정을 방문하는 선생님들에게 학부모가 도에 넘치는 접대를 하거나 지나친 경우 돈봉투를 주는 부조리 때문이었다. 금지조치를 단행할 당시 이 부조리가 얼마만큼 성행했는지는 몰라도,실제로는 극히 적은 경우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도 그것때문에 학생의 생활지도,특히 문제학생 선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교사와 가정의 직접대화를 차단했다는 것은 교육행정이 얼마나 무소신 했는가를 반증하는 것이다. 교사가 학생의 가정환경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그 학부모와 문제점을 상의하며 선도에 협조를 받는 일은 주요한 교육행위라 할 수 있다. ◆그것을 못하게 한것은 비행학생과 문제학생을 올바르게 이끌어야 하는 교육의 기본적인 역할중의 하나를 포기케 한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시 교육청이 내년 새학기부터 국민학교 교사들의 가정방문을 다시 하기로 결정했다고 들린다. 교육부는 엄두도 못내는 용단을 일선 교육청이 내린 것이다. 요즘처럼 비행청소년이 증가하고 그 연령 또한 낮아지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서울시 교육청의 가정방문 재개조치는 정말 잘한 결단으로 환영할만하다. ◆가정방문으로해서 생길지도 모를 교사들의 비리는 학교장들이 단속을 하고 선생들의 인격을 신뢰하면 그렇게 큰 문제가 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문제학생 선도효과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중·고교에도 확대하고 전국적으로도 확산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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