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때가 되면 새 정당들이 여럿 나오는게 습관처럼 굳어버린지도 오래 되었다. 우리 정치의 낙후성을 보여주는 정치풍토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지난 3월의 14대 국회의원 총선거때에도 그랬고 오는 12월의 대통령 선거를 4개월 앞둔 이 시점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민자당과 민주당을 각각 뛰쳐나온 이종찬 한영수 두 의원이 추진한다는 신당 결성이 바로 그것이다.이들이 만든다는 신당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여러가지 느낌을 갖는다.
기존의 민자,민주 그리고 국민,신정당에 이어 단 몇명일망정 원내의석을 가진 정당이 다섯번째로 등장한다는 사실에 우선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다당제의 정국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얘기이다. 양당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우리 국민의 의식으로 다소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신당이든 구당이든 정당에 대한 심판은 선거를 통해 국민이 직접 내리기 때문에 두 의원이 추진한다는 정당에 대해 벌써부터 이렇다 저렇다 평가를 내린다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신당의 모습은 물론이고 지도체제나 정강정책,인적구성에 이르기까지 아직 아무것도 구체화된것이 없어서』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우리가 처한 오늘날의 안타까운 정치현실을 직시할때 구태의연한 정치권의 행태가 새로운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신당을 하겠다는 사람들도 바로 이런 인식위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보고싶다. 기존 정치판의 양김 구도를 티파하고 새정치를 펼쳐보겠다는 구호를 내건것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신당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국민앞에 나타나 어떠한 개혁으로 정치의 민주화와 선진화를 이룩하는데 기여하게 될는지 기대를 걸며 주목하고자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신당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참신하고 도덕성이 높으며 개혁의지에 투철한가 하는 것이다. 만일 지금 들리는 얘기대로 구야와 5공인사 등으로 이뤄지는 신당이라면 국민은 실망할 것이 분명하다.
신당이 신당답기 위해서는 기존 정치체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그것을 국민을 통해 실천하는 결의를 보여야 한다.
정치와 정책을 끌고가는 노선이 왔다 갔다 하지 않고 언제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정치의 큰 병폐의 하나인 지역성을 탈피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최소한 그들이 타파의 대상으로 지목한 두 김씨의 기존 정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선거때 혹시나 하고 기회를 엿보고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거품정당이나 철새정당의 운명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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