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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한 의지표명」만이 약(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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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한 의지표명」만이 약(사설)

입력
1992.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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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폭락하던 증시가 18일 얼마간 오름세로 돌아서긴 했으나 붕락의 위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종합지수가 4백60대선까지 내려갔으면 이제 밑바닥권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증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전혀 되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도 뾰족한 부양대책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증시란 전체적인 경제의 흐름과 직결되어 있을뿐만 아니라 정치·사회 등 경제외적인 요인에 대해서도 극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곳이다. 정치·사회적 불안이 계속되고 있고 실정에 따른 정책불신의 늪이 깊은 분위기아래에선 경제 전반에 걸친 불안감이 조성되는 것이 당연하며,그것이 경기의 침체국면과 맞물려서 증시는 끝없는 곤두박질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증시의 침체원인은 우리 모두가 다 잘알고 있다. 따라서 침체원인만 제거할 수 있다면 증시는 쉽게 되살아날 수 있겠는데 그 제거작업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어서 실효성이 있는 부양대책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원칙론적인 부양대책을 주장하는 전문인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경영수지를 개선하기 위한 금리인하를 촉구하고,증시안정기금의 추가확보를 위한 증안채권의 발행을 유리한 조건으로 실시하고,유상증자의 제한을 풀고,보유상품 주식의 담보대출과 각종 세제혜택을 마련하라는 주장들이 그것이다.

또 증권거래세를 한시적으로 면제 또는 인하하고,주식의 장기보유를 유도하기 위해 일정기간 이상의 장기보유자에겐 증여세·상속세의 한시적 혜택을 주고,주식 액면가를 분할하고,기관투자자의 기능회복을 위해 연·기금의 증시 참여길을 터주는 한편 일반법인의 기관투자자 지정을 확대하라는 등의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주식저축에 대한 투자자의 인식이 확산되기 전에는 어떠한 부양책을 적용하더라도 증시가 회복세로 돌아서긴 어렵다고 보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봐왔다. 특히 정부시책을 믿고 증시에 많은 돈을 투자한 선의의 영세투자자들은 억울한 희생양으로 전락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장주식 시가총액으로 볼때 올들어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은 11조2천억원에 이르며 89년 12월이후론 35조8천억원이나 된다.

이같은 상황아래서 증시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은 정부에 의한 확고하고도 단호한 증시육성 및 지원의지의 천명밖엔 없을 것 같다. 실무적으로는 투자자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증시의 신뢰성을 회복하면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상장사의 부도사태를 막는 금융통화정책의 조정도 서둘러야 할줄로 안다.

물론 조급한 정부의 증시부양책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없지않으므로 신중을 기해야하겠지만 주식의 과잉공급을 막고 수요진흥을 위한 간접적 대책을 세우는데 정부는 최선을 다할 책무가 있다고 믿는다. 과거의 경험으로나 3∼4년 주기인 증시 사이클로 보나 투자 마인드를 제고시킬 기폭제만 마련된다면 올 늦가을부터라도 증시는 다시 상승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지금이야말로 그 기폭제를 마련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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