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임종인변호사 동료 증언/“무기력 한탄 폭음 괴로워했다”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연기됨으로써 변호사로서,혹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받은 정신적 고통은 과연 어느정도일까.
객관적으로 판단해 내기 힘들것 같은 이러한 정신적 고통의 크기를 입증해 내려는 시도가 법정에서 이루어져 관심을 끌었다.
18일 하오 서울민사지법 565호 법정에서는 임종인변호사(36)가 지난 6월 노태우대통령을 상대로 단체장선거 연기로 인한 정신적 피해 위자료 1천만원을 요구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서울민사지법 합의16부(재판장 이종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임 변호사의 동료 이기욱변호사는 『임 변호사가 단체장선거를 대통령이 실정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연기해 버리자 폭음을 하며 자신과 국민들의 무기력함을 한탄하고 수치스러워했다』고 진술했다.
이 변호사는 또 『노 대통령이 선거 공고시한을 넘겨 사실상 단체장선거가 무산돼 버린 지난 6월12일 하오 6시께 임 변호사가 사무실 근처의 모카페에서 술에 취한채 억울한 피해를 당해 흥분한 소송의뢰인이나 국가보안법·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과 그 가족들에게 항상 합법적인 법절차를 따를 것을 강조해온 변호사로서 더이상 부끄러워서 변호사 업무를 못하겠다』며 괴로워했다고 증언했다.
이 변호사는 『임 변호사가 개인적인 약속은 물론 국민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규칙은 반드시 지켜야한다고 가르쳐온 어린 국민학생 아들이 「한나라의 대통령이 공인으로서 국민에 대한 약속을 수시로 어기고 실정법까지 어기는 사실」에 대해 설명을 요구해 올 경우 과연 무슨 대답을 할 수 있겠느냐며 울분을 토로했다』고 덧붙였다.
30여분만에 증인신문이 끝나고 이어 피고측 변호인인 허정훈변호사가 반대신문에 나서 『혹시 원고인 임 변호사가 단체장선거에 입후보할 의사가 있었으냐』고 묻자 이 변호사는 『지난 광역의회의원 선거때 입후보할 의사가 있었으나 당시 군법무관 신분이어서 자격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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