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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 NAFTA “비상”/현지공장 계획 등 본격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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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 NAFTA “비상”/현지공장 계획 등 본격착수

입력
1992.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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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분야에서 멕시코에 열세”/중기와 동반진출 방안도 추진/생산기지 확보·영업망 보강 서둘러재계가 바빠졌다. 그동안 논의단계에 그쳤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의외로 빨리 합의에 도달,우리경제에 또 다른 빨간 신호등이 켜지게 됐다.

삼성 현대 대우 등 주요그룹들은 NAFTA 합의가 발표된 13일 각 계열사별로 이번 합의가 각 업종 품목별로 미치게 될 영향을 파악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그간 준비해온 NAFTA 발효이후 대응방안들을 조속한 시일내에 가시화시키도록 했다.

재계는 미국의 자본과 기술,캐나다의 자원,멕시코의 노동력이 결합하는 NAFTA가 정식 발효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한국기업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북미 3국중 하나인 미국이 우리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고 또 이 시장에서 가장 첨예한 경쟁관계에 있는 멕시코가 바로 NAFTA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재계는 앞으로 15년에 걸쳐 상품과 서비스교역의 관세철폐,자본과 노동의 자유로운 상호이동을 골자로 한 NAFTA 발효이후 10년 이내에 미국시장에서는 우리의 주종 수출품인 전자 자동차 컴퓨터 반도체 의류 등이 멕시코에 완전 고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한국상품의 점유율이 88년의 4.6%에서 지난해 3.5%로 주저앉은 대신 멕시코는 같은 기간동안 5.3%에서 6.3%로 높아졌는데 앞으로 이같은 경쟁력 격차가 더욱 빠른 속도로 벌어지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는 따라서 NAFTA의 본격 발효이전에 생산과 판매를 현지에서 직접 맡는 현지화와 차별화된 상품의 발굴,소량다품종 생산 및 수출체제 확립 등을 NAFTA의 대응방안의 중심 방향으로 잡고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북미 3국에 직접 진출하는 생산과 판매의 현지화가 가장 시급한 대응책이라는 판단아래 멕시코를 중심으로 한 현지공장 설립과 미국등지에 대한 유통망 확충의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중이다.

금성사와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3사가 이미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마련한데 이어 현대정공 기아자동차 새한미디어 금성전선 등이 진출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올들어 풍산이 미국에 신동공장을 세웠고 부산파이프가 지난해 미국 파이프공장을 인수한 것도 NAFTA 대비책의 일환이었다. 부산파이프는 멕시코에도 금명간 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삼성물산 대우 등 종합상사는 최대시장인 미국이 멕시코에 의해 와해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으로 북미지역 영업망의 대폭적인 보강에 나섰다. 현대종합상사가 최근 멕시코에 지사를 신설했고 쌍용은 지난달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사장주재 지역회의를 갖고 NAFTA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종합상사들은 특히 생산거점의 현지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아래 섬유 봉제의류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중소기업과 동반진출을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재계는 그러나 올해말로 예정된 EC(유럽공동체) 통합과 NAFTA의 가시화 등으로 세계적인 블록화가 주요 선진국들에 의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대응에 앞서 정부의 현실성있는 통상정책 수립을 촉구했다. 삼설물산의 변종경 기획팀장은 『선진국들이 자유무역(FREE TRADE)과 공정교역(FARE TRADE)이라는 양날의 칼을 휘두르는 국제교역의 큰 전환기를 맞아 우리나라와 같은 선발 개도국들이 가장 큰 타깃이 되고 있다』면서 『정부와 연구기관들의 심층적인 분석과 새로운 방향의 통상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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