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단체 2만명 거리전도 활동/근원지 미국보다 더 심각한 상태오는 10월28일 자정 정각에 세상의 종말이 닥치고 진정한 기독교 신자만이 천국으로 「들려올라간다」는 소위 휴거론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기존 기독교계로 부터 이단시돼오던 전국 50여개 시한부 종말론 기독교 단체들이 최근 세상의 마지막 순간을 「92년 10월28일 자정」으로 못막으며 일반인은 물론 기존 기독교 신자를 상대로 대대적인 전도활동을 해왔다.
이들의 전도에 따라 휴거론을 믿게된 신자들(검찰추산 전국 약 2만명)은 문제의 그날이 가까워짐에 따라 가정과 직장을 팽개치고 제2의 전도를 위해 거리로 나서는가하면 일부 신자들은 학업중단·전재산 헌납·낙태수술·집단실종까지 서슴지않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고있다.
현재 대표적인 종말론 기독교단체들은 「다미선교회」(대표 이장림)「성화선교회」(대표 권미나) 「다베라선교회」(대표 하방익) 「다미선교교회」(대표 김현진) 「베데스타신학교」(대표 함민덕) 등으로 서울에 본부를 두고 지방·해외 50여군데 이상 지역선교회를 운영하는 방대한 조직을 갖고있다.
신도수가 1천여명이 넘는 이들 선교회이외에도 시한부 종말론 단체는 전국에 모두 70여개가 넘어 신도수는 최소 2만여명이고 이 가운데 5천명 이상은 일상생활을 포기한채 「휴거일」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8일 자정께 서울 마포구 연남동 D선교회에는 1천여명의 신도가 모여 『10월28일 휴거에 대비해 심신을 깨끗이 하라』는 이모목사의 「설교」를 경청하며 연신 『아멘』을 외쳐댔다.
같은 시간 서울 송파구 석촌동 S선교회·서울 관악구 봉천동 S선교회 등에도 2백∼5백명씩의 신도들이 평소와 똑같이 철야기도를 하며 『말세』를 외치고 있었다.
이렇게 철야기도를 마친 신도들은 다음날 아침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지하철역 서울역 광장 터미널 등지로 흩어져 전도에 나서는 생활을 매일 반복하고 있다.
이들 선교회들은 예외없이 건물 임대를 10월28일까지만 계약해놓은 상태다.
이들이 주장하는 「휴거」란 「세상종말의 순간 선택받은 성도의 몸이 공중으로 들어올려져 공중에서 재림하는 주님을 영접하는 사건」을 의미하는 종교용어.
원래 종말론 차제는 계시록·마태복음 등 성경구절 가운데 「하느님의 심판의 시간」 「그날그때」 등 문구를 근거로 기존 기독교계에서도 인정하는 하나의 학설이지만 그 시기가 「92년 10월28일」이라고 명시한 시한부 종말론,소위 휴거론은 지난 86년 미국에서 「펄시콜레」라는 선교사가 「내가 본 천국」이란 책을 발간하며 시작됐다.
펄시콜레는 지난 88년 5월8일 국내 H교회 이모목사의 초청으로 방한,독특한 외모와 설교로 「종말과 휴거」열풍을 일으켰고 이때부터 국내 종말론은 D선교회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돼 이제는 근원지인 미국보다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이들은 특히 90년 걸프전쟁을 계기로 성경에 나타난 「그날그때」를 92년 10월28일로 명시하며 전도에 열을 올렸다.
이들은 올 10월28일 자정을 기해 전세계에 대지진·전쟁·전염병 등 7년 대환란이 시작되고 비한방울 내리지않아 인류의 90% 이상인 50억명이 죽어 지옥에 떨어지니 이 재난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휴거」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시한부 종말론교회에 다니는 신자들이 모든 일상생활을 포기한채 집을 나와 교회에서 침식하며 전도활동에 주력하고 가산을 탕진하는 등 가정파탄 피해가 속출하자 그 가족들은 지난 4일 「시한부종말론 피해자대책협의회」(회장 이승은·49·여·서울 서초구 양재동 208의 345)를 구성,당국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협의회는 학업을 중단한채 가출한 정모군(19),입영날짜를 받고도 전도에 매달린 최모씨(28) 가족들에 의해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가 탈출·잠적한 조모군(20),휴거에 대비해 낙태수술까지 받은 이모씨(31·여) 등의 사례를 모아 검찰과 경찰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한편 피해자 가족들의 신고와 제보가 잇따르자 검찰·수사에 나섰지만 실정법상 종말론 자체를 처벌할 근거가 없어 재산강제 헌납,미성년자 감금여부를 조사하고 노상전도행위를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처벌하는 등 피상적인 대응이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휴거열풍에 대해 서울 동대문감리교회 장기천목사(61)는 『말세론은 사회가 불안정할수록 극성을 부리는 사회적 병리현상』이라며 『성경에 명시돼있지도 않은 말세와 휴거를 맹신,사회문제를 야기시키는 사이비종교는 신앙차원이 아닌 범죄행위로 다스려져야 한다』고 말했다.<원일희기자>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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