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루한 대치속 폭행시비 소동/여야 첨예대립 파행국회 현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루한 대치속 폭행시비 소동/여야 첨예대립 파행국회 현장

입력
1992.08.09 00:00
0 0

◎의장실앞 몸싸움 “서로 피해자”/여 지구전에 야 연합전선 강화8일의 국회는 강행 시도와 실력저지 끝에 회의를 열지 못하고 자동 유회되는 판에 박은 모습으로 또다시 끝났다. 민자당 단독의 8월 임시국회가 소집된지 9일이 지났는데도 국회는 계속 이 모양이다.

그러나 대치정국을 대화로 풀라는 막후접촉을 통해 물리적 충돌이라는 파국을 막을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본회의장◁

상오 10시 열릴 예정이던 국회 본회의는 민주당의 국회의장실 봉쇄로 시작이 계속 지연되었으나 하오 3시 유회를 알리는 안내방송으로 상황이 예상보다 빨리 종료.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갈수록 지친 표정이 역력했고 하오부터는 의석에 앉은채로 토막잠을 청하는 의원들이 속출.

민자당의 김영삼대표와 김종필 최고위원은 지구전을 예상한듯 일단 입장했다. 금세 자리를 떴고 국민당의 정주영대표는 처음 10분간은 자리를 지켰으나 내내 국회 대표실에서 휴식.

이와는 대조적으로 민주당의 김대중대표는 이기택대표와 나란히 앉아 김상현 최고위원과 이철총무 유준상·권노갑의원 등을 불러 쉴새없이 구수회의를 갖는 등 「전의」를 과시. 상오 10시50분께는 박준규 국회의장이 회의장 입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순 장내에 긴장감이 감돌았는데 일부 야당 의원들은 『어딜 들어오느냐』고 고함을 지르며 회의장 의장 출입구로 달려가 육탄 저지 태세.

결국 하오 3시께 박 의장이 의사국장의 안내방송을 통해 본회의가 유회되었음을 알림으로써 대치 상태는 끝났고 여야 의원들은 모두가 지치고 허탈한 표정으로 본회의장에서 퇴장.

▷국회의장실◁

계속해서 여야 대치의 중심무대가 됐던 의장실은 이날도 두차례의 몸싸움이 전개돼 「최전선」임을 새삼 입증.

김상현 최고위원 등 민주당 저지조 20여명은 상오 9시45분께부터 의장 집무실을 점거,만반의 대비태세에 들어갔으나 박 의장이 개의시간인 10시가 가까워져도 나타나지 않자 『바로 본회의장으로 가는 것 아니냐』고 한때 긴장.

상오 9시58분께 의장실에 들어선 박 의장은 보도진과 보좌진들의 출입이 완전 봉쇄된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거듭하다 상오 10시45분께 본회의장 입장을 1차 시도.

국회경위 20여명과 김동권의원 등 민자 의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의장실을 나오려던 박 의장은 민주당 저지조와 실랑이를 벌이다 5분여만에 떠 밀리다시피 다시 의장실로 복귀.

이때 의장비서실은 보도진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의 의장실 출입을 막았는데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서로 엉켜 『들어가라』 『기다리라』고 한동안 실랑이. 이 때문에 민주당 김장곤의원의 오른발이 문틈에 끼이고 민자당 조진형의원이 민주당 임복진의원의 보좌관 진선수씨에 떠 밀리는 폭행 시비소동이 발생.

조 의원은 이와 관련,이날낮 기자회견을 갖고 『등에 의도적인 폭행을 당했다』면서 『고소 등 필요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주장.

이에 대해 민주당측은 『몸싸움 과정에서 우발적인 떠 밀기를 폭행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오히려 조 의원이 우리당 김장곤의원의 멱살을 잡는 등 폭력을 행사했으며 양문희의원도 의장실 문에 끼여 손가락을 다쳤다』고 주장.

▷민자◁

민자당은 전날에 이어 국회 본회의 개회를 둘러싼 여야 대치가 계속되자 원구성 강행시도를 위한 도상계획 마련에 한층 골몰하는 모습. 이날 상오의 총무단·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논의됐는데 당지도부는 참석자들에게 함구령을 내리는 등 보안유지에 각별히 신경.

민자당은 원구성이 여의치 못하자 한때 국회의장직권의 본회의 상정을 통한 지방자치법안의 전격 처리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상임위 자체가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위법 시비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후문. 이는 현행 국회법이 상임위 중심주의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원구성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의장직권처리 자체가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는 해석에서 비롯된 것.

▷민주◁

민주당은 민자당의 지자제법안 강행처리의 구체적 방법과 시기를 다각도로 예측하며 실력저지 돌입에 앞서 의원간담회를 열어 전열부터 정비.

간담회에서 이철총무는 『지난 3선 개헌때도 그랬던 것처럼 주말밤이 가장 위험한 시간이므로 자세를 더욱 가다듬어 달라』고 당부.

총무단은 이와 함께 소속의원들에게 ▲자리를 이탈하지 말 것 ▲의원 1인당 보좌진 3명 이상을 감시조로 동원할 것 ▲저지조간 연락체제 강화 ▲날치기 반대 현수막 휴대 등의 행동지침을 시달.

총무단은 특히 날치기 장소로 사용될 수 있는 의사당 지하의 전시 회의실과 국회의장 공관에 소속의원과 보좌진들의 감시태세를 강화.

민주당은 이날 하오 3시 「유회」를 알리는 구내 방송이 나오자 다시 의원간담회를 갖고 농성을 일단 해제한뒤 10일 상오 9시에 재집결하기로 결정.

▷국민◁

국민당은 당지도부의 독전에 힘입어 소속의원 대부분이 실력저지에 참여하는 등 전날의 다소 느슨했던 분위기와는 달리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

정 국민 대표는 상오 당직자 간담회와 의원간담회를 잇달아 주재,『민자당의 단독 강행의지가 분명한 만큼 주저할 것 없다』면서 『민주당의 원천봉쇄에 일사분란하게 대처해달라』고 독려.

정 대표는 이어 『적절한 저지방법을 민주당과 협력해 모색하라』고 총무단에 지시하는 등 야 공조유지를 강조한뒤 『특히 탄핵소추 발의문제도 조속히 추진하라』고 거듭 강경 자세.<정진석·이재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