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쟁력 87년 고비 매년 악화/임금·금리·원자재값 등 일·대만에 모두 “불리”/국산수입품 가격차 18%로 크게 확대/원화,엔화에 28%·달러에 26% 고평가우리나라 경제는 일본 대만 등 경쟁국에 비해 임금 자본 원재료 환율 등 모든 면에서 여건이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경쟁력을 결정하는 생산요소 가운데 경쟁국보다 유리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7일 재무부가 산업은행에 의뢰하여 조사한 「우리나라 산업의 수입대항력 현황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업의 국제경쟁력은 지난 87년이후 해마다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품과 수입품간의 실질가 격차가 87년에는 13.0%에 불과했으나 89년에는 17.1%로,91년에는 18.8%로 크게 확대된 것.
이같은 경쟁력 약화는 각 생산요소의 비용추이를 보면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려지고 있다. 임금수준을 나타내는 단위 노동비용,금리수준을 보여주는 단위자본비용,원자재 가격을 반영하는 단위 원재료비지수,실질적인 수출가격을 결정하는 실질 실효환율 등이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몇년 사이에 크게 높아졌다.
반면 일본과 대만의 경우에는 이들 생산요소 비용이 오히려 떨어졌거나 상승률이 우리보다 훨씬 낮다.
명목 임금을 노동생산성을 나눈 단위 노동비용이 지난해의 경우 85년에 비해 한국은 28.1%나 상승한 반면 일본은 9.4% 떨어졌고 대만은 18.3% 오르는데 그쳤다. 생산성 향상은 거북이걸음을 한 반면 임금상승은 토끼걸음을 했기 때문이다.
차입 이자율을 자본생산성으로 나눈 단위 자본비용도 우리나라는 85년을 기준으로 90년에 21.4%,91년에는 32.2%가 높아졌다. 반면 일본은 90년의 경우 85년대비 9.6% 낮아졌다. 우리나라의 자본비용이 이렇게 높아진 것은 자본 생산성은 큰 폭으로 하락한데 비해 이자율은 크게 뛰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재료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단위 원재료비용이 우리나라의 경우 85년에 비해 9.5% 상승한 반면 일본은 3.6% 하락했다.
직접적인 생산요소라고는 할 수 없지만 수출경쟁력 결정에 있어 결정적 변수인 실질 실효환율도 무척 불리해졌다. 우리나라 원화가 미 달러화에 대해 87년을 기준으로 지난해까지 약 26.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돈가치가 이만큼 고평가되어 있다는 뜻이다. 거꾸로 얘기하면 지금의 환율수준을 26.3% 만큼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환율이 고평가되면 수출가격을 원화로 환산했을때 수출업체로서는 그만큼 손해를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산업은행의 이번 분석은 기준 시점이 87년이고 소비자 물가를 적용했다는 면에서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화의 고평가 사실이 정부기관에 의해 처음으로 공식 발표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28.5%,EC 통화에 비해서도 16.9% 고평가된 것으로 분석됐다.<이백만기자>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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