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화회관」 기공식 3일만에김밥을 팔아 모은 50억원의 재산을 충남대에 장학금으로 내놓았던 「김밥할머니」 이복순씨(79·대전 중구 오류동 삼성아파트 25동 705호)가 7일 상오 7시11분 충남대병원에서 숨졌다.
이씨의 사망은 충남대가 50억원의 장학기금중 30억원을 들여 건립키로 한 「정심화(이씨의 법명) 국제학술회관」의 기공식을 가진 뒤 불과 3일 뒤의 일이라서 주위사람들을 가슴아프게 하고있다.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이씨는 39세때 남편과 사별한 뒤부터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하나뿐인 아들을 등에 업고 검은 고무신에 검은 통바지 차림으로 대전시내의 관공서·회사 등을 돌아다니며 김밥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붙여진 「또순이 아줌마」란 별명은 대전지역에서는 「부지런히 일해 번돈을 자신은 근검절약하면서도 어려운 사람에게는 아낌없이 나눠주는 후덕」에 대한 칭송의 말로 통용되고 있다.
『한겨울에도 집에 보일러를 켜지않아 손자들이 얼굴에 동상까지 입은 경우도 있었다』고 외아들 임채훈씨(46·약사)는 회고했다.
이렇듯 눈물겹게 모은 재산 가운데 아파트 1채만 남겨놓고 50억원을 모두 장학기금으로 내놓은 이씨는 자신의 이름도 밝히지 않은채 가정이 불우해 배움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희사했던 것.
젊어서 고생을 많이 한 탓에 잔병이 끊이지 않았던 이씨는 지난해초 폐암으로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은지 1년5개월만에 또다시 간암선고를 받았고 결국 두달여의 투병끝에 정심화국제학술회관의 준공조차 보지 못한채 생을 마감했다.
정심화장학회 상임이사 안병기씨(58·충남대 농대교수)는 『고인은 돌아가셨지만 그 넋은 상아탑에서 길이 빛날 것』이라며 고인을 기렸다.
이씨의 장례는 정심화장학회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0일 상오 9시30분 충남대병원 영안실,장지는 대전 동구 추동 가족묘지이다.<대전=전성우기자>대전=전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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