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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신문들/어느 대선후보 지지할까/사설난 공개지지는 전통적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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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신문들/어느 대선후보 지지할까/사설난 공개지지는 전통적 관행

입력
1992.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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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표 연결은 미지수… 해당사 성향 가늠대『빌 클린턴 후보는 현 시점에서 최선의 선택이다. 그는 경제성장과 인종문제 해결에 관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미 뉴욕주 민주당 대통령후보 예비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4월5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사설의 한 대목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사설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클린턴 후보에게 표를 던지도록 촉구했다.

당시 클린턴 후보는 폴 송거스 후보와 제리 브라운 후보의 공세에 밀려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뉴욕타임스의 공개지지 때문인지는 몰라도 뉴욕주 예선에서 무난히 승리를 거뒀다.

객관적인 공정보도를 생명으로 여기는 신문이 이처럼 특정후보를 공개 지지할 수 있는가.

미국 특유의 선거와 언론풍토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

오히려 미국의 신문은 선거직전 특정정당과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사설을 싣는 것을 전통으로 삼고 있다.

이 전통은 미국의 신문발행 동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다수의 신문들은 특정 정치가·정당의 홍보물로 시작되었다. 따라서 초창기의 미 신문은 소속정당의 정책홍보와 상대정당 공격에 지면을 할애해 왔다. 그러나 유권자의 정치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19세기 후반을 계기로 「객관 공정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기관으로서 신문은 거듭 태어났다.

그러나 특정후보 지지의 관행은 살아 남았다. 여러 후보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신문이 특정후보를 지목,독자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라는 시각에서다.

그러나 어떤 신문이 사설로 특정후보를 지지한다고 해서 일반 보도기사에서까지 그 후보를 치켜올려 주지는 않는다.

미국신문에서는 발로 뛰는 현장기자는 사설을 담당하는 논설진이나 광고담당자와는 격리돼 있어 독자적인 판단에서 기사를 쓴다. 예비선거 초반에 클린턴 후보의 혼외정사와 병역기피 의혹을 앞장서 보도한 것도 클린턴 지지를 선언한 뉴욕타임스였다.

그러면 신문의 이같은 공개적인 지지가 유권자층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는가. 그 정확한 검증은 쉽지 않다. 그러나 올 예비선거과정을 살펴보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는 볼 수 없다.

예컨대 「미니 화요일」로 불렸던 지난 3월3일의 메릴랜드주와 조지아주 예비선거에서 이들지역 최고 권위지인 「볼티모어 선」지와 「애틀랜타 콘스티튜션」지는 폴 송거스 후보지지 사설을 게제했다.

송거스 후보는 멜릴랜드에서는 승리했지만 조지아주에서는 클린턴 후보에게 대패했다.

미국에서 신문이 특정후보 지지를 호소하는데 대한 비판은 의외로 적다.

『현재 미 국민들은 신문에 관한한 선택의 자유가 있다. 사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구독을 끊으면 된다. 어느 특정신문이 특정후보를 내놓고 지지하는 것은 책임과 위험부담을 동시에 갖는다. 독자들에게 먹혀들게 되면 그만큼 신문의 성가는 올라가게 마련』이라는게 전미 신문협회 프레코트 로우 회장의 말이다.

다시말해 독자를 끌지 못하면 아무리 특정후보를 지지하더라도 효과가 없다는 뜻이다.

미국의 주요신문들은 올 11월 대통령선거에서 격돌할 클린턴 후보와 부시 현 대통령중 어느 후보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지지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들 신문들은 관례대로 곧 후보선택에 들어갈게 틀림없다.

이들의 선택은 통상 해당신문의 성향과 함께 그 신문의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결과가 궁금해진다.<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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