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물위로 떠오른 「김우중 신당설」/민주 의원총회서 공식거론 주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물위로 떠오른 「김우중 신당설」/민주 의원총회서 공식거론 주목

입력
1992.08.02 00:00
0 0

◎“3당 등 망라 다국적군 형성” 무성/실현땐 정치권 판도 대지진 예고/여권 핵심부 무반응 일관… 현실화엔 부정적 시각정가에 끊임없이 떠돌아 다니던 신당설이 그 실현 가능성 여부와 관계없이 수면위로 부상할 조짐을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개원국회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여름철 불쾌지수 만큼이나 치솟고 있는 7월 정국과 때맞춰 신당설은 급기야 공당의 의원총회에서 정식 거론되기에 이른 것이다.

1일 상오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조홍규의원은 현재 정국을 정치혼란이라고 규정한뒤 「김우중 신당설」을 공식거론했다. 조 의원은 발언이 끝난뒤 기자들에게 『정치권에 팽배해있는 신당설에 대한 진위여부와 관계없이 이에 대한 지도부의 대응방안을 묻고 싶어 거론했다』고 배경을 설명하고 『학계의 한 인사로부터 신당에 관한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김우중 신당설◁

조 의원에 의하면 이 학계 인사는 김우중회장으로부터 직접 신당설에 동참할 것을 권유받았다는 것.

김 회장은 신당참여를 권유하는 자리에서 『정국을 이대로 둘 수 없다』면서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명망있는 참신한 인물을 중심으로 신당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는게 조 의원의 설명이다.

조 의원은 또 김 회장이 『나는 뒤에서 산파 실무역만 맡겠다』면서 『말하자면 총무국장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와함께 이 학계 인사로부터 『신당에는 현역의원 60여명과 학계 인사 5백여명이 동참의사를 밝혔다』고 김 회장이 말했으며 출범시기는 8월말이나 9월초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김 회장을 만난 다른 학계 인사에게서도 김 회장의 이같은 발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당 대상군◁

김 회장이 추진중인 신당은 여야 3당의 주요인사를 포함한 다수의 현역의원과 원외 지구당 의원장 그리고 재야와 신진 인사까지 광범위하게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회장이 신당을 구상한 것은 지난 3월초부터이고 본격화된 것은 자신과 고교동기생(경기고 52회)인 민자당의 이종찬의원이 지난 6월25일 당내 잔류를 결정한뒤부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의원의 당내 잔류결정에 어떤 형태로든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김 회장은 당시 이 의원에게 『끝난 것이 아니고 이제부터 시작이다』며 신당 추진쪽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것.

또 지난 4월중순 민자당의 민정계 후보 단일화작업이 진행되고 있을 때에도 김 회장은 이 의원에게 『경선에 나서지 말고 탈당해 신당을 만들자』고 제의하면서 신당 추진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을 맡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이 의원의 당내 잔류결정 이후에도 3∼4차례 만나 신당 추진에 따른 세부 시나리오를 제시했고 대우그룹내에 4∼5명으로 실무팀을 구성,구체적 검토를 계속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회장은 이 의원 외에도 8∼9개그룹으로 추산되는 많은 인사들과 접촉을 다원화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신당추진을 위한 다국적군 형성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다국적군은 ▲민자 ▲민주 ▲국민당 등 3개 정당과 ▲무소속 인사 ▲5공 인사그룹 ▲민중당 등 재야인사 ▲야권 원로그룹 ▲학계 등의 신진인사 그룹 등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 결과 신당 태동시기는 오는 8월말 또는 늦어도 정기국회 개회전인 9월초까지로 설정됐으며 김 회장 자신은 최근 여권 인사와 만나 창당시기를 9∼10월로 언급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기는 민자당 지도체제 개편시기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측돼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접촉 인사◁

김 회장이 접촉해온 정치인은 주로 현역의원과 학계 인사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거나 전해지고 있는 인사는 민자당의 핵심중진인 L의원과 중부권의 중진인 L·K·S의원,경기도의 L의원,영남권의 P·S의원 등이며 민주당에선 최고위원급의 K·C·L의원,고위당직을 맡고 있는 L의원과 이밖에 H·C·S의원 등이며 국민당에선 K·Y의원 등이고 무소속 의원중에는 C·H·L의원 등이다.

그러나 이들중 상당수는 사안의 미묘함 때문인지 접촉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김 회장은 신진 영입인사로 대우그룹 산하의 학술문화재단 이사장인 김준엽 전 고대 총장 강원룡목사 서영훈 전 KBS 사장 등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특히 김준엽씨를 대권후보로 추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회장은 이밖에 L·C씨 등 재야 인사 등과 만나 신당 동참을 권유했다는 것이다.

김 회장과 접촉한 인사들중 어느 정도가 동참키로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김 회장 자신은 『신당에서 총무국장직이나 맡겠다』며 2선에 머물의사를 분명히 했다는 것이며 이같은 자세가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는 전문이다.

이와 관련,김 회장이 집단지도체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자신은 창당 초기에는 사무총장직을 맡았다가 그후 최고위원직으로 입성한뒤 92년이후를 노릴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밖에 동참권유 대상으로는 정호용의원외에 김상구 이재환 강창희 김호일 성무용의원 등 무소속 의원 동지회 인사와 한영수의원 등 민주당내의 반DJ그룹 인사,장경우의원·오유방 전 의원 등 이종찬의원이 주도했던 새정치그룹 인사 Y·J의원 등 국민당 의원들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이철승 이민우 유치송 신도환 김원만 이충환 고재청씨 등 야권 원로와 장세동 전 안기부장 허문도 전 통일원장관 등 일부 5공 인사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계에의 영향◁

만일 신당이 출현한다면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대지진에 비유될 수 있는 격변이 예상된다.

우선 민자 민주 국민 3당의 정국구도가 깨지면서 「김영삼­김대중­정주영」으로 대표되는 대선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신당의 대권후보가 기존의 세후보를 제치고 어느 정도의 득표력을 보일 것이냐하는 것은 둘째치고 신당의 「제4후보」가 출연하는 사실 자체가 변수가 된다.

우선 신당 자체가 여권 성향이 두드러져 범여권의 결속을 대선승리의 과제로 보고 있는 김영삼 민자 대표가 일차적 피해를 입을 공산이 크다.

김대중 민주 대표의 경우도 신당이 「반 양김 구도」를 선언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김영삼대표와 동일티켓으로 몰리면서 소문대로 민주당에서 상당수 의원이 빠져나간다면 역시 무시못할 손해를 입게 된다.

또 신당이 국민의 반 양김 정서를 끌어들이는 쪽으로 움직이게 된다면 역시 「반김 정서」의 틈새를 노리는 정주영 국민 대표의 입지도 현저히 줄게 되고 김 회장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정 대표의 심기도 결코 편할 수 없게 된다.

▷실현 가능성◁

김 회장의 신당이 그들의 주장대로 현실화될지 아니면 그냥 설로만 끝나게 될지 여부는 섣불리 점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신당 추진론자들은 신당 태동의 가능성을 국민정서에 폭넓게 확산돼있는 「반 양김 감정」에서 찾고 있다.

여론조사 등을 통해 나타난 양김씨에 대한 지지도는 합쳐봐야 50%를 넘지 못하므로 「반 양김 감정」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을 구축하고 나아가 현 정치권이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정치수요」를 끌어들인다면 신당의 입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역의원을 규합해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하고 대선에서 승리하지는 못하더라도 선전할 경우 지도력 공백이 예상되는 14대 국회에서 간단치 않는 지분을 행사할 수 있으며 여세를 잘 몰아가면 차기 정권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장기적 계산도 했음직 하다는게 정가의 중론이다.

그러나 신당 결성의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우선 작금의 「물밑 움직임」을 충분히 감지했을 여권 핵심부가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은 신당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여권 핵심부가 이미 부정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김 회장이 대북문제와 관련,여권 핵심부와 교감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여권에 파급효과를 미칠 정치적 행보를 취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밖에 신당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인사들의 정치적 성향과 이해가 각양각색인데다 상당수가 접촉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으며 대선때까지의 촉박한 시간적 제약도 신당 결성의 부정적 여건이 되고 있다.<조명구·신재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