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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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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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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올림픽이 열리면서 연일 금메달의 쾌보가 날아 온다. 비록 밤잠을 설친 새벽이지만 마음은 가볍고 유쾌하다. 경기 장면마다 통쾌감을 느끼지만 더욱 흥미로운 것은 금메달리스트들의 수상소감이다. 옛날같으면 으레 「국민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거나 「대통령에게 감사한다」고 거창한 표현을 했을텐데 이번엔 다르다. 격려와 도움을 아끼지 않은 코치나 주위사람 또는 가족에 영광을 돌린다. 실용적인 변화라고나 할까. ◆이것과 대조적인게 메달은 커녕 실점만 거듭하는 정치다. 개원국회의 회기를 몽땅 까먹고 남긴 변명이 구태의연하기만 하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한다」(민자당) 「파행 속에 막을 내려 안타깝다」(민주당)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국민당). 각 정당 대변인의 성명은 이렇게 구름잡는 이야기뿐이지 실용적인 아이디어는 하나도 내비치지 못한다. 사죄와 안타까움과 송구를 국민이 속편하게 받아들일줄 아는가. ◆이런 가운데서도 집안싸움을 할 여력은 남아도는 것 같다. 민자당의 내부사정이 뒤숭숭하다. 어떤 계파는 당무거부다 회의 불참이다 해서 당운영에 뾰로퉁한 심정과 불만을 노골적으로 터뜨리고 있다. 더욱 한심하게 들리는 것은 특정지역을 담보로 삼는듯한 발언이다. 내가 빠지면 우리네표가 나올줄 알아 하는 식이다. 그래서 국민은 정치인이 뭐길래하고 코웃음 치는게 아닌가. ◆정치불신이 나날이 높아지니까 큰 정치 새 정치라는 말로 맞받아 친다. 말뿐이지 실제는 조금도 그렇지 않다. 우리 정치는 잔재주를 너무 부린다. 안개를 피우고 물밑에서 움직이려 든다. 「재주로 승부를 거는 사람은 처음엔 정정당당하나 마지막은 항상 음모를 꾸민다. 그것이 심해지면 괴이한 재주가 많아진다」 공자의 경고에 귀를 기울일만 하지 않은가. ◆여야 정당대표의 만남을 통해 경색된 정국이 숨통을 트지않나 한가닥 기대를 걸었더니,뚱딴지같은 제안이 불쑥 나왔다. 민자당이 단독국회를 연다는 것이다. 공격이 최상의 방어라는 속셈인가. 우리 정치는 언제쯤 메달권에 진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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