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불안 해소” 개혁 발걸음/반군세력과 화해로 안정추구/경제회복등 국가재건 터닦기【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아키노의 뒤를 이어 취임한 피델 라모스 필리핀대통령은 경제난과 사회정치불안으로 기우뚱거리는 필리핀을 일으켜 세우기위한 개혁의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라모스는 27일 취임후 첫 개혁조치로 불법단체로 규정돼 있던 공산당(CPP)의 합법화와 현재 감옥에 있는 신인민군 및 우익반군,회교분리주의반군 등 3대반란세력에 대한 특별사면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같은 개혁시도는 이미 7명에 이르는 대통령후보 거의 모두가 공약했던 것으로 사회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이기도 하다.
이는 그가 『불안정과 불확실성이 우리일상생활을 채운다면 우리는 아무런 진전을 이룰 수 없다』고 언급했듯이 공산당을 포함한 모든 사회분열요인을 화합과 포용으로 잠재우지 않고는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부문의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무장투쟁을 전개해온 공산당의 신인민군은 최근 급격히 세가 약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아직도 1만3천여명의 무장세력을 거느리고 곳곳에서 관공서 외국기업인 등을 상대로 테러와 납치,파괴를 일삼고 있다.
또한 라모스가 군부를 장악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군부에서 이탈한 반란군은 상당한 지지기반을 등에 업고 현정권에 위협적 존재가 되고 있다. 취임식날 우익반군세력이 은행 3곳에 폭발테러를 자행한 것은 라모스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예고 하기에 충분했다.
남부 민다나오섬을 중심으로 하는 회교분리주의 세력도 항상 불안요인으로 남아있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많은 회교도들이 라모스를 믿었고 최근회교 반군 지도자들은 새정권에 화해와 대화의 의사를 제기하는 변화를 보였다. 현재 감옥에 있는 3대반란세력의 사면대상은 1백명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라모스는 치열한 선거전끝에 23.6%라는 자조한 득표로 당선됐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사회분열세력을 무마하지 않고는 시급한 경제회복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은 뻔한 일이다.
필리핀경제는 지난해 1%의 저성장을 기록하는 등 갈수록 주저앉고 있다. 외채는 2백94억달러로 치솟고 국민들의 절반이상이 극빈계층으로 전락한 바나면 극소수 특권계층이 부를 독점하고 있다.
그래서 라모스는 경제타개책의 일환으로 우선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해 법을 개선하고,수입쿼타제를 철폐하며,외환시장을 개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혁구상을 내놓고 있다. 또한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단호히 척결한다는 각오아래 범죄를 저지르는 군인과 공무원은 최고 사형에 처하고 벌금을 배로 올리는 법제정을 의회에 요청했다.
라모스는 우유부단하다는 평가를 받은 아키노의 기존정책을 계승했지만 나름대로 국가재건을 위한 의욕적 드라이브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외국인투자를 적극 유치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외국인 투자가들은 반란세력에 의한 테러살인 납치와 범죄의 증가로 치안상태가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는데다 전력 수돗물 부족난까지 겹쳐 떠날 채비를 하거나 새로운 투자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라모스는 국가적으로 가장 시급한 것이 정치 사회 안정이라는 사실을 인식,공산당 합법화와 반란세력에 대한 사면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라모스의 개혁안은 의회의 지지를 얻어 곧 샐행에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같은 유화적 태도에 대해 공산당이나 우익군부반란세력도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란군 지도자인 호산나 대령은 『우리는 미래에 희망을 갖고 있다. 새 대통령 라모스가 성공을 이루기를 빈다』고 논평했다. 공산당도 합법화조치로 총을 버리고 제도권으로 진입,공개적인 활동을 벌이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라모스의 개혁조치가 과연 사회안정에 성공을 거두어 경제재건으로 이어질 지가 관심사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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