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최종목표는 “후세인 축출” 요지부동/후세인도 미측 「위험한 승부수」 간파 배짱미국의 대이라크 무력 응징시사로 고조됐던 「제2걸프전」 발발위기는 26일 이라크가 유엔무기조사반의 바그다드 농업부 사찰을 전격 수용함으로써 일단 진정됐다.
그러나 미국이 이에 만족치 않고 이라크측의 「유엔안보리결의 687호」(걸프전휴전 결의안) 완전 준수때까지 무력사용 가능성을 계속 경고하고 있어 걸프해역에 드리워진 전운은 쉽사리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이라크는 이날 『서방의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겠다』른 「주권수호」 차원의 종전입장에서 일보후퇴,걸프전에 직접 참여치 않은 독일 러시아 스위스 등 「중립국」 전문가들로 현 사찰팀을 교체한다는 조건으로 지난 3주일간 마찰을 빚어온 농업부청사에 대한 사찰을 수용키로 유엔측과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 대해 이라크는 「유엔사찰을 빌미로 첩보활동을 해온」 미국인들을 새로운 사찰팀에서 제외시켜 종전의 주장대로 주권을 수호하는데 성공했음을 체면유지용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의 태도변화는 결국 미국 등 서방의 점증하는 무력위협에 굴복했음을 반증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이라크측의 일부 후퇴에도 불구하고 미 행정부의 입장은 요지부동인듯 하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산장에서 국가안보회의(NSC) 긴급회의를 주재한후 백악관에 돌아와 「후세인의 굴복」을 강조하며 여유를 되찾은 표정을 지었지만 『이라크의 농업부 조사 허용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님』을 역설했다.
스코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도 농업부 사찰문제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으며 이라크가 앞으로 모든 유엔결의 내용을 충실히 이행할때까지 계속적으로 군사 압력을 가하겠다는 강력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이 이처럼 강경론을 앞세우는 것은 단순히 농업부 사찰에 국한된게 아니라 대이라크 유엔결의안의 효과적 집행과 더 나아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축출에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반면 후세인 대통령도 유엔과의 타협을 통한 이라크의 대외적 입장후퇴와는 달리 미국에 대한 대결적인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그는 26일 발간된 책자를 통해 쿠웨이트 영유권을 거듭 주장하며 『적들이 아직 싸움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또한차례 대전투의 깃발이 휘날릴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대서방 강경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강경하고 도전적인 후세인의 자세에 대해 일부 분석가들은 후세인이 일반적으로 선거의 해에는 위험한 외교적 승부수를 주저하는 미국 현직 대통령의 약점을 간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또한 후세인이 군사작전에는 미군의 희생도 불가피하다는 점을 직시하고 있는 부시의 부담감을 적절히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류화합과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 개막이라는 시의성도 「배짱」을 내미는 후세인에겐 호재가 되었다.
그러나 지난 2주동안 대책을 숙의해온 부시 행정부와 선거운동본부측은 후세인의 도전을 용인하는 것이 정치적인 타격을 자초할 것이라고 결론짓고 군사행동 불사라는 강경카드를 꺼낸 것이다.
유엔과 이라크의 사찰합의로 결국 미국은 일단 군사행동을 고집할 대의명분을 앓은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와 유사한 사태는 언제든 재발될 수 있으며 적어도 미국의 의도대로 후세인이 완전히 축출되기전까지는 서방의 대이라크 군사압력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김영걸기자>김영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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