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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색정국 풀기 “정면 승부수”/양김 회담 제의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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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색정국 풀기 “정면 승부수”/양김 회담 제의배경과 전망

입력
1992.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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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공조에 한계… 정치공백 탈출시도/「장선거」 분리실시 등 논의… 성과는 미지수김영삼 민자당 대표가 23일 김대중 민주당 대표와의 양김 회담을 제의하고 민주당이 이에 신축적으로 대처할 의사를 밝혀 교착 정국을 타개할 수 있는 물꼬가 마련될 수 있을지의 여부가 주목된다.

김 민자 대표는 14대 국회 개원전인 지난 6월중순 이미 양김 회동을 제의한바 있으나 김 민주 대표는 지방자치단체장 연내 실시가 전제되지 않는한 두사람의 회동이 무의미하다고 그 제의를 거부했다.

따라서 여전히 자치단체장 선거문제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태에서 김 민자 대표가 같은 제의를 반복하고 김 민주 대표가 긍정 검토를 시사한 배경에는 자못 흥미로운 복선이 깔려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이러한 복선의 초점은 첫째 양김 회동제의 시점이 양김이 각각 정주영 국민당 대표와 개별회동을 가진 직후라는 점에 모아진다. 둘째는 국회의 장기공전 등 정국교착에 대한 양김 책임론이 서서히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이며 이를 차단시킬 수 있는 모종의 복안이 모색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김 민자 대표가 오는 27일 제2차 민자·국민 양당 대표회담을 앞둔 상태에서 김 민주 대표와의 회담을 전격 제의한 것은 무엇보다 국민당과의 「공조」에 대한 한계를 절감한데 따른 것이란게 당내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한마디로 국민당을 지렛대로 정국 주도권을 잡아보려던 김 대표의 계산이 정 대표의 교묘한 줄타기로 빗나가자 정국운영에 양대축인 민자·민주당이 상호 실세를 인정하면서 결국 두 김이 직접문제를 풀어나가는 「정공법」으로 선회케 됐다는 얘기이다.

당초 김 민자 대표가 민자·국민 대표회담을 가진 것은 제1야당인 민주당을 국회로 끌어들이기 위한 「여건」을 조성한다는데 보다 큰 의미를 두었던 것 같다.

그러나 김 민주 대표가 즉각 3당 대표회담을 거부하고 나서는 등 여전히 완강한 자세를 보임에 따라 이같은 「우회전략」은 곧바로 벽에 부딪쳤고 김 대표로서도 전략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여기에 정주영 국민 대표에 대한 김 대표의 「신뢰성」문제도 전략선회의 부분적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즉 정 대표가 양당 대표회담 직후 대화내용을 공개한 것이나 회담전 양당 총무간 합의사항인 「24일 본회의 속개」를 회담장에서 깨버린 사례 등이 김 대표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민자당측은 정 대표가 이러한 「돌출행동」을 역설적으로 자신의 국민적 이미지 제고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고 여기에 적절히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필요를 느끼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양김 회담이 성사된다 해도 현재로서는 그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히려 상황이 이처럼 어렵기 때문에 김 대표 특유의 「돌파력」에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은 민자당의 양김 회담제의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대중대표는 이날 박지원 부대변인을 통해 『24일의 주요 간부회의를 통해 공식적인 당방침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자치단체장 선거 연내 실시에 대한 분명한 보장이 없는 한 굳이 만날 이유가 없다』는 그동안의 태도에 비춰볼때 즉각 거부가 아니라는 점만으로도 수용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민주당이 일견 그동안의 당론과 엇갈리는 「무조건적」 대표회담에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 배경은 몇가지 정도를 짚어볼 수 있다.

우선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민자당의 제의가 상당부분 지자제문제와 관련한 태도변화를 전제하고 나왔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이 회담에서 협상의 돌파구가 열릴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한 고위당직자는 『우리가 수차례 대표회담의 전제조건을 환기한 마당에 나온 제의이니 그냥 나온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 『그동안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광역·기초단체장 분리선거 등 협상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저쪽의 움직임이 우리에 충분히 전달됐다』고 전했다.

또 「대화를 거부하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김 대표의 이미지 관리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이다. 더욱이 노원을 당락 번복이라는 호재를 맞은 만큼 최대한 탄력대응을 하더라도 크게 원칙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실리를 챙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황영식·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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