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건중씨에 1백36억 사취/1단계/제일생명서 6백60억 빼내/2단계/김인수·김영호등이 불하미끼로 유혹/1단계/정씨일당 “용도변경후 전매” 사기계약/2단계검찰은 23일 정보사부지 매매사기사건이 전문부동산 사기꾼들에 의한 2단계 구조의 전형적 권력층 빙자 사기사건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발표를 통해 합참간부 김영호씨와 곽수열·김인수·임환종·신준수·민영춘씨 등 부동산브로커들이 합동으로 정건중씨를 상대로 정보사부지를 불하해 주겠다고 속여 1백36억5천만원을 가로챈 1단계 사기와 정씨 일당이 제일생명 윤성식상무에게 접근,정보사부지 불하가 확정된 것처럼 속여 계약을 체결하고 6백60억원을 빼낸 2단계 사기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검찰이 발표한 사건 전모를 요약한다.
▷범행모의◁
91년 10월 곽수열·민영춘·신준수·김인수 등이 권력층을 빙자,정보사부지 불하를 미끼로 사기를 모의하고 곽은 사기대상자 물색책으로,민은 청와대 경제비서관실 직원으로,신은 청와대 직원겸 안기부 국장의 형으로,김은 신의 수행원으로 각각 역할을 분담했다.
이들은 보다 확실한 범행을 위해 김인수와 알던 임환종이 합참군사 자료과장 김영호와 가까운 점을 이용,김영호에게 거액을 약속해 끌어들였으며 곽은 중원공대 설립을 추진하던 정건중을 범행대상으로 삼고 정보사부지 1만7천평을 특혜 불하해주겠다고 속였다.
김영호는 당시 연립주택 분양에 실패하고 안양 군부대땅 사취기도가 실패해 심한 경제적 어려움과 가정불화,한직근무 등 심리적 자포자기 상태에서 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였으며 정건중은 대학설립 자금 확보 기대로 제안에 응한뒤 형 정명우를 계약당사자로 위장키위해 끌어들였다. 또 강남주택조합 운영실패로 40억원의 빚을 진 정영진·정덕현형제를 끌어들였다.
정은 제일생명 윤성식상무가 사옥부지를 물색중인 것을 알고 윤 상무의 신임을 받고있던 박삼화를 통해 윤 상무를 소개받았다.
▷1단계 사기◁
임환종과 김인수는 91년 12월중순 합참사무실로 김영호를 찾아가 범행을 제의,김영호가 국방부 부지매매 실무책임자인양 매매계약서를 작성해주는 방법으로 정건중으로부터 돈을 가로채기로 했으며 곽수열이 정과 접촉,대체적인 약정을 맺었다.
이에따라 올해 1월21일 김영호는 합참의 사무실에서 정의 형인 정명우가 입회한 가운데 자신이 국방부 대표인 것으로 가장,정보사부지 1만7천평을 정명우에게 1만평,김인수에게 7천평을 평당 4백50만원씩 총 7백65억원에 매도한다는 가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서는 김인수와 임환종이 미리 작성해 온 것으로 김영호가 구로구 독산동 인장포에서 만든 국방부장관 고무인과 자신의 사인을 날인했으며 이 대가로 즉석에서 정명우로부터 김영호가 계약금 명목으로 76억5천만원을,김인수·곽수열이 30억원씩 받았다.
이후 김영호 등은 정건중으로부터 매매계약 이행을 독촉받자 올해 4월27일 국군 제9033 부대장 명의로 가짜 합의각서를 만들어 교부하고 5월초에도 같은 부대장 명의의 위조 「천리마 계획중도금 준비협조공문」을 교부했다.
▷2단계 사기◁
정건중은 91년 10월 곽수열로부터 정보사부지를 특혜불하해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확신이 가지않는 상황이었으나 자금마련이 급한 처지여서 일단 정보사부지 불하를 미끼로 돈을 끌어들여 급한 용도에 사용키로 하고 박삼화를 통해 윤성식상무에게 접근했다.
정은 철학박사로,정영진은 큰손 사채업자로 위장,윤 상무에게 『유력인사의 도움으로 정보사부지를 불하받게 됐는데 그중 3천평을 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 제일생명측에 전매하겠다. 성사되지 않더라도 하등 손해가 없도록 보장하겠다』고 제안,내락을 받은뒤 91년 12월21일 정덕현대리가 근무하는 국민은행의 석관동지점에 정명우 명의의 예금계좌를 개설,자금을 빼돌릴 준비를 마쳤다.
12월23일 정영진이 윤 상무와 정보사부지 3천평을 평당 2천만원에 매매하는 약정을 체결하고 이에따라 윤 상무는 같은날 2백70억원을 은행에 예치했다.
정 대리는 윤 상무가 인장을 건네주자 즉시 여러장의 백지예금 청구서에 윤 상무의 인장을 찍은뒤 이를 이용,당일 2백70억원 전액을 무통장 출금방식으로 인출,미리 개설해둔 정명우의 예금계좌 등으로 빼돌렸다.
윤 상무는 만일의 경우 자신이 책임질 것을 우려,12월26일 정 대리에게 2백70억원 인출을 요구해 돌려받은뒤 이중 1백50억원을 회사에 입금하고 나머지 1백20억원은 제일생명 명의의 새 계좌에 입금했다.
이같은 사실을 안 정영진이 『부지매입 의사가 없느냐』고 항의하자 윤 상무는 올해 1월7일∼17일에 제일생명 대표이사 직인을 사용,1백20억원을 입금계좌 명의를 윤성식으로 변경하고 대표이사 하영기사장 명의의 2개 계좌를 개설해 1백30억원을 추가입금했다.
정 대리는 이 과정에서 예금원장에는 미리 「윤성식」 「하영기」명의의 위조인장을 찍어두었다가 1월13일∼2월13일에 이 인장을 이용,2백50억원중 2백30억원을 무통장방식으로 인출했다.
1월30일에는 정건중이 김영호일당이 위조한 정보사부지 매매게약서를 윤 상무에게 내보이고 나머지 대금을 약속어음으로 지급해줄 것을 요구,이튿날 평당가를 2천2백만원으로 하고 총매매대금 6백60억원중 나머지 4백30억원을 약속어음으로 지급키로 하는 새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정은 새 계약서상의 특약사항인 「매매예약 가등기 관계서류 제공」 등을 이행할 수 없어 어음을 못받게되자 2월17일 윤 상무에게 『미리 약속어음을 발행해주면 이를 할인해 국방부에 부지불하대금의 중도금 잔금으로 지급하고 바로 명도받아 주겠다』고 속여 즉석에서 약속어음 24매,4백30억원어치를 교부받아 가로챘다.
▷윤 상무 배임◁
윤 상무는 정 일당과 정보사부지 매매약정을 평당 2천만원과 2천2백만원짜리 2개를 작성,차액 60억원중 30억원을 자신이 사용하고 30억원은 회사 비자금으로 사용하려 했으나 매매가 성립되지 않았다.
또 제일생명이 은행에 예치한 2백30억원의 4월1일 이후 이자 7억1천5백여만원을 91년 12월30일부터 올해 4월초까지 정영진으로부터 빌린 8억원과 상계,회사에 손해를 끼쳤다. 3월말까지의 약정이자 5억6천2백여만원은 정상적으로 제일생명에 입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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