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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북 김 부총리 면담 무슨 얘기 오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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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북 김 부총리 면담 무슨 얘기 오갈까

입력
1992.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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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측 핵·북선 경협 “중점거론”/「이산가족」문제등 교착상태 풀 중요계기/향후 남북 기상도 「김 주석 메시지」에 달려서울에 온 김달현 북한 정무원부총리는 24일 노태우대통령을 예방함으로써 가장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정을 갖게된다.

북한 고위당국자의 청와대 예방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부총리보다 서열이 높은 연형묵 정무원총리가 이미 2번이나 노 대통령을 면담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관계자들과 남북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청와대 예방에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현재 남북관계가 매우 복잡하고 미묘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남북은 지금 핵문제에 걸려 더이상 대화의 진전을 바라보기가 어렵게 돼있다.

남북합의서 발효의 시범사업으로 추진중인 이산가족 교환방문사업도 이뤄질 가능성이 클것으로 예상되면서도 여전히 시원한 결론은 내지 못하고 있다.

경제협력문제는 핵문제에 발목을 잡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이같은 상황에서 성사된 북한 고위당국자의 노 대통령 단독면담인 만큼 남북관계의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수도 있다는 기대를 낳고있는게 사실이다.

특히 김 부총리가 김일성 주석부자에게 직보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도 이번 면담에 의미를 더욱 부여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날 면담에서 어떤 내용의 대화가 오갈지가 가장 큰 관심사이다.

대체로 중요하게 거론될 의제로는 핵문제,경제협력문제,이산가족문제 등이 꼽힌다.

그러나 대화에 있어 남북 양측의 무게중심은 서로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측은 남북관계 진전의 최대걸림돌로 핵문제를 생각하고 있지만 북측은 경제협력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노 대통령은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한 우리측의 우려를 강도높게 거론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만으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혹을 해소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따라 북한에 대한 압력수단으로 「핵·경협연계방침」을 결정,일체의 대북경협추진을 중단시켜놓은 상태다.

따라서 이러안 원칙에 입각,노 대통령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를 거듭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해결돼야만 경협을 포함한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이 가능하리라는 점도 명확히 언급될 부분이다.

이와함께 이산가족 교환방문사업의 차질없는 수행과 남북합의서 부속합의서의 조기타결문제 등도 우리 정부의 주요관심사이다.

이에대해 김 부총리는 서울에 온뒤 줄곧 강조한대로 본격적인 경협에 앞서 시범 사업실시문제를 중점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핵문제 등과 별개로 경공업합작 등 시범경제협력사업이 조속히 시행돼야한다는게 김 부총리의 일관된 주장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 5일 동안의 우리측 나들이를 통해 우리 경제인들과 협의한 경제협력 사안들이 그대로 실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점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3일간의 지방산업시찰 등을 통해 우리경제에 대해 느낀 소회도 언급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측이 관심을 두고있는 핵 등 비경제적 사안이 김 부총리에 의해 직접 거론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지난 19일 서울에 온 뒤 김 부총리가 우리측 인사들과의 접촉에서 이들 문제들을 정면으로 거론한 흔적은 없다.

따라서 노 대통령이 김 부총리에게 시범사업 등 북한의 관심사에 대해 확실한 언질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양측의 대화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부분은 남북최고책임자간의 메시지 교환여부이다.

이 문제의 해답은 김 부총리가 김 주석의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휴대」하고 있느냐에 달혀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측은 북측의 메시지 전달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일방적인 노 대통령 메시비 전달은 생각하고 있지 않은 분위기이다.

이와관련,김 부총리는 지난 19일 판문점에서 『노 대통령 면담일정이 확정되면 친서휴대여부를 밝히겠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물론 그것이 단순한 구두메시지인지 친서형태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그 내용도 전혀 드러나 있지 않다.

김 주석의 구두메시지가 전달되면 우리측도 그에 상응한 형태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다만 친서형태가 될 경우에는 오는 9월께의 최각규부총리 방문때 휴대토록할 가능성이 크다.

어쨌든 김 주석의 메시지 내용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남북관계의 기상도에 변화가 올수도 있다.

○…김 부총리의 청와대 예방은 노 대통령 단독면담에 이어 노 대통령과 북측 일행 전원과의 오찬순서로 이어질 예정이다.

상오의 단독면담에는 노 대통령과 김 부총리외에 우리측에서 김종휘 외교안보수석,북측에서 기록원 1명만이 배석토록 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찬에는 우리측에서 초청자인 최각규 경제부총리와 최영철 통일부총리,일부 경제각료,청와대 비서진 일부가 자리를 함께하도록 돼있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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