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소 근무해봤다” 깊은 관심/불국사서 “우리 유산보존” 서명/통일대종 타종후 “종치는 것처럼 쉽게 통일 됐으면…”○…북한의 김달현부총리 일행은 22일 상오 숙소인 경주 힐튼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한뒤 석굴암,불국사 등지를 관광하고 포항제철을 둘러보는 등 이틀째 지방산업 시찰을 계속.
○「소양강 처녀」에 박수
○…김 부총리가 석굴암에 도착하자 주지 천불스님이 마중하며 『이참공양은 했느냐』며 입구에 있는 「감로수」를 권하자 김 부총리는 한잔 마시고 나서 「물맛이 참 좋은 것 같다』고 코멘트.
또 통일대종 앞에서 천불스님이 6천만 민족의 통일염원을 담아 만든 종이니 한번 타종할 것을 권하자 김 부총리는 이에 기꺼이 응한뒤 『통일도 종치는 것처럼 쉽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며 웃음.
김 부총리 수행원들은 이날 석굴암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안내양에게 노래 한곡을 청해 「소양강처녀」를 듣고는 열띤 박수를 보내기도.
○…김 부총리는 석굴암 관광을 마친뒤 불국사로 내려와 종원 주지스님의 안내로 대웅전,석가탑,다보탑,극락전 등을 20여분간 돌아본뒤 입구에 비치된 방명록에 『귀중한 우리유산 오래오래 보존하자. 김달현,1992·7·22』이라고 서명.
○사진기 휴대로 실랑이
○…석굴암 관람을 마친 김 부총리 일행은 상오 10시50분께 포항제철에 도착,정명식사장,박득표부사장 등 포철 간부들의 안내로 회사 현황 설명 청취,압연공장,열연공장·산업과학연구소 등을 1시간반동안 시찰.
포철을 둘러보면서 김 부총리는 자신도 과거 제철소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고 밝히고 생산공정과 제품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펴보는 등 깊은 관심을 표명.
김 부총리는 생산관제탑 시찰때 각종 첨단장비와 시설에 다소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으며 안내를 담당한 포철측 직원이 『포철에는 많은 외국 시찰단이 방문하고 있지만 일본 기업체 사람들에게는 관람을 불허하고 있다』고 농담을 건네자 알만하다며 웃음.
김 부총리는 또 자동차용 강판성형 실험실에서는 서는 『한차례 실험을 위해 이렇게 비싼 설비를 설치한 것이냐』고 물었는데 『제품의 신뢰도 확보와 신제품 실험용으로서 냉연공정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포철 관계자의 답변에 이해가 간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시찰후 방명록 서명때 포철측이 다른 그룹 시찰때와는 달리 김 부총리외의 다른 수행원들에게도 서명을 권유,고명철(조선중앙통신사 기자) 리성대(무역참사) 등이 이에 서명.
한편 이날 시찰에 앞서 포철측이 공장내에서는 일체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는만큼 사진기 휴대는 곤란하도록 하자 북측 일행중 리춘경 촬영기자가 『그렇게는 할 수 없다』고 우겨 다소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결국 타협을 봐 포철측 안내원이 리 기자의 사진기를 대신 휴대하고 공장시찰에 들어갔다.
북측 일행은 시찰을 마친후 하오 1시30분부터 포철 영빈관에서 포철 관계자들과 1시간동안 양식으로 오찬을 가졌다.
오찬장에서 김 부총리는 주로 철강과 석탄을 주제로 환담. 김 부총리는 남과 북은 서로 단어는 같으나 의미는 다른 것이 많다며 제철관련 용어인 「분광」 「정광」 등을 예로 들어 설명.
김 부총리는 또 『광양만에도 여기 포항처럼 큰 배가 들어올 수 있느냐』는 등의 질문을 해 포철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김 부총리는 김호길 포항공대 학장이 『포항공대 캠퍼스안에 노벨상 탑이 있다』고 이야기하자 『포철에는 포항공대가 있지만 우리 청진에도 포항공대는 못지않은 공대가 있다』고 응수.
○하오에 현대중 방문
○…김달현 북한 정무원 부총리 일행은 하오 3시40분 현대중공업에 도착,정세영 그룹회장·정성원 현대자동차 사장 등의 안내로 회사 현황소개 브리핑을 청취한뒤 조선사업부,플랜트 사업부,해양개발부,엔진공장 등을 1시간 동안 시찰.
김 부총리 일행은 도착직후 정 회장과 이춘림 종합상사 회장 및 현대 계열사 사장단 등 13명의 영접을 받고 문화홍보관 2층 상황실에 올라가 방명록에 서명한 다음 회사현황 소개 비디오를 시청.
김 부총리는 일행은 이어 차량편으로 시찰코스를 둘러 보았으며 사내 영빈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뒤 영빈과 앞 잔디밭에 전시된 현대자동차 10여대를 살펴보았는데 특히 김 부총리는 전시된 차중 엘란트라 승용차의 문을 열어 보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이기도.
이날 현대측에서는 김 부총리에게 은제와 금도금 거북선을 각각 1점씩,수행원에게는 사진기 1대씩을 선물로 전달했으며 김 부총리는 방문기념품으로 도자기 1점을 증정.
○에너지 문제 집중질문
○…김 부총리 일행은 하오 5시20분께 유공의 울산정유공장을 방문,김항덕사장의 안내로 공장 현황청취 및 원유정제,방향족제조 시설 등을 1시간여에 걸쳐 시찰.
김 부총리는 브리핑 청취후 『바다에 정박한 유조선과 육지간의 거리는 얼마나 되는가』 『원유는 주로 어느 지역에서 도입하는가』 등의 많은 질문을 던져 에너지 문제에 관한 북한의 관심을 대변.
공장시찰 도중에도 김 부총리는 자신의 전공분야가 화학이라면서 원유도입,에틸렌 생산공정 등에 관해 전문용어를 섞어가며 큰 관심을 표명.
시찰을 마찰후 김 부총리 일행은 하오 6시30분께 유공사택 클럽에서 김 사장 등 유공관계자 및 이석호 울산상의 회장 등 지역경제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저녁식사를 나눴다.
김 부총리는 식사도중에도 계속 『원유는 어떻게 보관하는가』 『보관중에 원유가 새지 않도록 어떤 시설을 갖추고 있는가』 『해상에서 LNG를 액체상태에서 기체화해서 보내는가』 등 에너지 문제에 관해 끊임없이 질문.
김 부총리 일행은 하오 7시50분께 선경사택서 열린 만찬을 마치고 숙소로 향해 경주 힐튼호텔에 하오 8시40분께 도착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