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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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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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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북극지방은 백야의 장관이 계속되는 계절이다. 뉴질랜드의 등산가 그레이엄·팅글을 단장으로한 3명의 탐험가는 북위 66도 33분을 따라 백야의 북극권을 일주하는 중이다. 이 지역은 냉전시대에는 극비의 군사지역이어서 외국인이나 민간인의 여행이 금지됐었기 때문에 이들의 북극권 일주는 사상 최초의 시도. 목표는 북극지방의 환경실태 조사다. ◆지난 3월18일 베링해에 면한 시베리아 동단의 항구 위렌을 출발한 이들은 북극해를 따라 흩어져 있는 50여개의 마을을 지나며 동토지대 1만㎞를 스노모빌(설상차)로 달려 5월25일 시베리아의 종착점 무르만스크에 도착했다. 현재는 그린랜드를 거쳐 캐나다의 북단을 횡단중이며 9월중순 베링해협을 사이에 두고 출발점과 마주보고 있는 알래스카 서단에 도착할 예정이다. ◆탐험대는 인적이 드문 시베리아 북극권 자연환경이 오히려 인구조밀지역 보다 더 심하게 오염되고 파괴된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핵무기 개발과정서 생긴 유독 폐기물이 북극해로 마구 방출되어 생태계가 심하게 파괴되었고 원주민들은 방사능 피폭증세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78년 KAL기 불시착으로 유명한 무르만스크는 북극해 유일의 부동항인데 항구주변에 고장난 핵잠수함이 용도폐기된 채로 방치되어 핵잠수함의 무덤으로 변했고 북극해로 흐르는 레나강은 내륙지방의 광산서 배출한 폐광석으로 중금속 오염이 극심하다는 것. ◆그린랜드와 북미대륙의 북극권이 어떠한 상태인지는 북극권 장정이 끝나는 9월 이후에나 밝혀지겠지만 시베리아쪽의 상황에 적지 아니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염려된다고 한다.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못할줄만 알고 있던 극지가 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지 못한채 남극은 오존층에 구멍이 크게 뚫리고 북극은 해양과 설원이 이처럼 오염됐다는 것은 소름끼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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