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00,000,000원. 배후가 있느냐 없느냐는 시비에 시달리던 정보사부지 매매 사기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는 파장분위기에 어울리게 6백6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아귀맞추기로 좁혀졌다.수백억원이 하루아침에 은행계좌서 사라지고 누구와 누구를 소개시켜준 아무개가 소개비로만 수십억원을 먹었다거나 「잔돈」 10억원쯤은 유흥·활동비로 써버렸다는 말이 무시로 들린다.
의혹의 눈을 부릅떴던 사람들은 살맛이 싹 가시는 기분이라고 한다. 연일 밤을 새워온 수사검사와 자금 추적반원들도 사취금의 사용명세표를 만들며 「0」 하나를 지웠다 붙였다 하는 「사소한」 액수수정 와중에서 숫자감각이 마비돼가는 표정이다.
검찰수사대로 이번 사건이 배후없는 단순빙자 이중복합사기든 무엇이든 삼천리 방방곡곡을 휩쓸며 서민들의 얼을 빼놓은 땅 투기바람은 마침내 나라땅을 놓고 제멋대로 팔고 사는 사기광풍으로 발전됐음을 보여주었다.
수백억원의 검은 돈이 세탁돼 이리 흐르고 저리 숨는 별세계의 경제를 어깨 너머로 들여다보며 숨길 것도 없고 숨길 방법도 없는 실명 월급봉투에서 꼬박꼬박 세금을 원천 징수당하는 가장들에게 「다시 뛰자」거나 「30분 일 더하기」 따위의 말이 먹혀들리가 없다.
모든 사태의 원흉은 땅이고,이번 사건은 정보사땅 때문이다. 정보사가 이전해야 한다면 당초 공원용지였던 그 땅은 더이상 어느 누가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기는 대상물로 남겨 두어선 안된다.
투기의 질풍노도에 숨죽인 땅없는 특별시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조금이라도 달래고 쉬며 살맛을 회복하는 공원이 돼야 마땅하지 않을까.
이 탐욕과 투기의 시대를 반성하는 기념물일 그 공원은 언젠가 다가올 통일시대에 수많은 군용지의 공익적 사용에 한 선례도 될 것이다.
혹 국방부가 땅장사에 미련이 있거나 정보사 이전 비용이 필요하다면 공원 입장료를 받아 모아주자. 1천만 서울시민에게 6백60원씩 내고 열번씩만 들어가 실컷 내땅밟는 재미를 느끼게 하면 6백60억원이 모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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