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말련 정가에 성스캔들 파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말련 정가에 성스캔들 파문

입력
1992.07.22 00:00
0 0

◎“전 국회 부의장 수많은 여인과 불륜관계” 폭로/야당의원 증거물로 비디오테이프 의회 제출【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말레이시아정계가 전 국회부의장의 섹스스캔들로 벌집을 쑤셔놓은 듯 시끄럽다.

비잔드란 전 국회부의장의 섹스스캔들은 90년초 제기됐다 흐지부지된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그 물적증거가 되는 비디오테이프가 개회중인 의회 한가운데로 던져진 것이다.

야당인 민주행동당(DAP)의 카르팔 싱 당수는 지난 20일 의회가 기업에 관한 한 법률안을 토의하고 있는 도중 의장단상으로 걸어나가 문제의 테이프를 옹 키 키아트 의장에게 전격 제출해 의원들을 경악시켰다.

싱 의원은 자리에 돌아오면서 『나는 그의 추잡한 호색행위를 입증하는 또 다른 10개 이상의 테이프와 수천장의 사진을 증거물로 확보하고 있다. 그는 적어도 64명의 여인과 불륜의 관계를 가졌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싱 의원은 또 이 사건에 대해 당국이 수사해 형사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옹 부의장은 『나는 이 테이프를 의회의 이름으로 접수한다. 의원들은 이 테이프의 내용에 대해 알고 싶을 것이다 아직은 공개할 시기기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법무장관은 즉각 『범죄에 관련된 사람은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수사해 적법한 조치를 취하겠다. 어떻한 의혹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싱 의원이 90년초 처음 제기했었으나 당국의 소극적인 태도로 덮어졌었다. 당시 검찰총장은 『모든 증거를 검토한 결과 어떠한 범법행위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서둘러 수사를 종결했다. 더욱이 관계당국은 싱의원을 무고혐의로 기소하기까지 했다.

사건의 발단은 당시 부의장이었던 비잔드란씨 집에 들어간 도둑이 정사장면이 담긴 테이프 11개와 4개의 봉투에 들어있는 사진을 훔친 것을 경찰이 회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싱 의원이 이를 폭로했던 것.

그러나 당시 범무장관은 테이프의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폐기처분하라고 지시,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샀다. 결국 이 테이프가 어디선가 다시 튀어나와 말썽이 된 것이다.

비잔드란씨가 왜 자신의 정사장면이 담긴 테이프를 집에 보관했는지는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비잔드란씨는 스캔들이 터지자 사임한 뒤 그해말에 실시된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현재 개인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비잔드란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 아무런 논평도 하지 않고 있다.

싱 의원은 『경찰을 믿을 수 없어 비디오테이프를 의회에 제출했다』며 『비잔드란은 인도 중국 말레이시아 여성을 닥치는대로 능욕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문제의 테이프에는 말레이시아 인디아의회당(MIC)의 투자업체인 마이카 홀딩사 여직원들과의 정사장면이 담겨져 있다.

MIC당은 현재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가 이끄느 집권연립 정당의 하나로 비잔드란씨는 한때 이 당의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정치관측통들은 싱 의원이 입수한 비디오테이프는 비잔드란의 섹스스캔들을 파헤치는데 결정적인 증거임에 틀림없어 테이프의 공개여부를 둘러싸고 상당한 파문이 일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민들은 왜 그가 자신의 정사장면이 담긴 테이프와 사진을 집에 보관했는가,호가시 어떤 정치적 흑막이 개재돼 있지는 않은가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당국은 사건의 성격이 너무나 외설적인데다 실상이 공개될 경우 집권 여당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가하게 될 게 분명해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