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큼 「일본식」이라는 접두어가 많이 붙는 나라도 드물다.「일본식 자본주의」 「일본식 경영」 「일본식 방식」 등에서부터 다른 나라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일본 이질론」에 이르기까지 일본을 설명하다보면 이 접두어가 으레 등장한다.
이는 곧 일본시장은 파고 들기가 참으로 힘들다고 얘기와도 통한다. 일본 사회,경제의 특수성과 문화,관습의 특이성 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다른 나라에 비해 접근하기가 훨씬 어렵다.
그렇다고 일본을 무시할 수도 없는게 현실이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일본과의 교역에서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EC 등은 일본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구조조정 문제를 협의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음이 틀림없다.
이들은 결국 스스로의 노력으로 일본시장을 공략할 수 밖에 없으며,정부가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듯하다.
프랑스 정부가 최근 국립 렌대학에 2년제 일본 전문경영대학원을 설립키로 한 사실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일본문화를 기반으로 어학 및 일본식 경영,경제,정치 등을 가르쳐 일본통 비즈니스맨을 양성한다는 취지에서 4개월간의 일본기업연수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월 부시 대통령의 방일 당시 일본어 교습 등을 위한 일본 청년들의 미국 파견에 이미 합의한바 있다. 미 의회도 관리들을 일본에 보내 연수시킨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모두 일본을 바로 알고 일본에 지지말자는 의도다.
콧대높은 선진국들의 이러한 움직임을 보면서 내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은 일본 아시아경제연구소 다카하시 아키라 이사의 충고다.
그는 한국일보 창간 38돌을 맞아 기고한 글(본보 6월10일자 석간 4면)에서 바로 이 점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그는 한국경제가 더한층 발전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배우고 생활체험을 더해 역사적인 통찰에 따라 통계숫자의 행간에 숨은 민족의 마을을 읽어낼 수 있는 지역전문가의 육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언제나 문제가 됐고 앞으로도 계속될지도 모를 대일무역역조. 이는 「가깝고도 먼나라」라는 소리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미국과 프랑스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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