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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백73억 피해 제일생명 얼마나 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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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백73억 피해 제일생명 얼마나 건질까

입력
1992.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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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10억 회수가능… 더 늘어날수도/정씨 일당 현금 보유액따라 달라/국민은행과의 소송결과도 변수/어음할인 수수료 등은 손해감수 불가피성무건설 회장 정건중씨 등 전문 토지브로커들의 사기행각에 놀아난 제일생명이 이번 사건으로 입게될 실제 피해액은 얼마나 될까. 검찰의 정보사부지 매매사기사건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고 정씨 일당이 빼돌린 6백60억원의 자금행방이 대부분 드러남에 따라 이번 사기사건의 피해자인 제일생명은 피해액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제일생명이 정씨 일당 등의 사기극에 속아 지출한 자금은 지난해 12월23일 정보사부지 3천평에 대해 매매계약을 체결한 직후 국민은행 압구정 서지점에 예치했던 수표 2백30억원과 전 합참과장 김영호씨(52) 일당이 위조한 국방부장관 고무인이 찍힌 정부사부지 1만7천평에 대한 매매계약서를 제시받고 정상거래란 확신하에 2월17일 발행한 진성어음 4백30억원 등 모두 6백60억원이다.

이중 정씨 일당이 지급 만기로 자체 결제한 어음 87억3천만원과 사기낌새를 알아챈후 정씨 일당으로부터 회수한 어음 1백억원 등 1백87억3천만원을 제외한 4백72억7천만원이 지금까지 알려진 제일생명측의 손해액이다.

물론 손해액중 상당부분은 회수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씨 일당이 빼돌린 2백30억원에 대해서는 국민은행과 승·패소가 불투명한 민사소송을 치러야 하는데다 정씨 일당이 어음을 할인하면서 지불한 수수료 83억원 및 정영진씨의 강남 주택조합 가입비 및 이자반환금 70억원,용처가 불분명하게 사용된 상당액은 어처구니없이 사기극에 놀아난 대가로 제일생명이 손해를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제일생명측은 우선 정보사부지 매매계약체결의 의사가 있음을 보이기위해 국민은행에 예치했던 2백30억원 반환청구소송을 은행측을 상대로 조만간 낼 계획이다.

검찰 수사결과 정덕현대리(37)가 사기단과 공모해 이 돈을 계획적으로 빼돌린 사실이 확인된 이상 국민은행측에 사원관리,감독소홀에 따른 사용자 책임이 있다는 것이 소송청구 이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일생명은 또 4개 신용금고가 사기단에 할애주거나 담보대출해준 2백억원의 어음에 대해서는 『사기꾼들에게 사취당해 배상 책임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만기가 되면 부도처리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사기당한 어음이라도 발행자에게 지급책임이 있다는게 법원의 판례이고 ▲부도처리할 경우 대외적 공신력에 문제가 있으며 ▲정씨 일당에게 유통을 전제로한 진성어음으로 발행한 점 등 때문에 이 액수를 실제로 피해액에서 상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제일생명이 피해액중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는지는 검찰의 자금추적결과 및 자체조사를 통해 정씨 일당의 재산 및 현금 보유상태 확인,회수가능한 금액을 어느정도로 확정할 수 있느냐는 문제로 귀결된다.

정씨 일당이 형량 등을 고려해 사취한 돈중 남아있는 돈을 돌려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정건중씨의 부인 원유순씨와 사채업자 이재칠씨의 통장에 남아있는 12억원과 18억원 등 현금 30억원이 가장 확실한 회수 가능액으로 보인다.

또 중소기업을 상대로한 사채대여금 1백2억원중 ▲관도실업 30억원 ▲대광하우징 12억원 ▲원씨의 삼촌 원민식씨 12억원 등 54억원은 근저당설정 서류 등이 확보돼있어 권리를 양도하기만 하면 회수가능하지만 부도가 난 ▲도원건설 20억원 ▲삼성신약 30억원은 채권확보 순위가 낮아 회수불투명한 상태이다.

정씨의 중원공대부지 계약음 10억원,원씨의 평촌유치원부지 구입비 5억6천만원,정영진씨의 빌라 2채 구입비 9억4천만원,정덕현씨의 오피스텔 구입비 2억원 등 7억5천만원 등도 실물로 남아있어 회수가 가능하다.

그러나 정씨 일당이 김영호씨에게 안양군부대 부지건으로 사기당한 49억5천만원중 원주인 김사익씨에게 건너간 25억7천만원,김씨가 홍콩도피때 가져간 10억원도 현재 상태로선 회수가 불가능하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태로 제일생명측이 대략 1백10억원 정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우에 따라 회수액수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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