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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수배인물 행적으로 되짚어 보면

입력
1992.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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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땅 「전문꾼」의 “2중주 사기”/빚 쪼들린 김영호씨 정건중씨 유인 “한건”/정씨 일당은 제일생명 「물주」로 거액사취검찰이 지난 6일부터 2주동안 수사중인 정보사부지 매매사기사건은 전문 사기꾼들에 의한 사기극인 것으로 결론이 내려지고 이들이 빼돌린 6백60억원의 행방도 거의 드러나고 있다.

즉 이 사건은 빚더미에 앉은 전 합참 군사자료과장 김영호씨(52)에게 임환종(52) 김인수씨(40) 등이 나타나 안양의 군부대와 서울 서초동의 정보사부지를 팔아 넘기자는 제안을 하고 그 대상으로 성무건설 회장 정건중씨(47) 일당을 만나게 됐으며 이들에게 속은 정씨 일당은 신축 사옥부지를 물색중인 제일생명을 물주로 잡아 6백60억원이라는 거액을 빼돌림으로써 이루어진 2단계 사기극이라는 것이다.

▷1차 사기◁

이번 사건의 최초 주범격인 김영호씨는 지난해 1월 첫 사기극을 연출했다.

김씨는 당시 경기 안양시 석수동의 김사익씨 소유의 그린벨트 8천평을 도시계획도를 위조,오동신씨에게 팔아 넘기려다 계약금과 중도금 1억9천5백만원을 받은 상태에서 실패,당장 돈을 되돌려줘야 할 형편이 됐다. 또 이 무렵쯤 3억7천여만원을 빌려 서울 관악구 봉천7동 1596의 15에 연립주택 6가구를 건립했다가 2채만 분양돼 빚더미에 앉게 됐다.

게다가 여자문제로 부인이 합참에 진정까지 하는 바람에 군사자료과장으로 좌천되기까지 한다. 이때가 대략 지난해 9∼10월께. 김씨가 공직생활에 불안을 느끼고 빚은 늘어가 자포자기 상태에 빠졌을 때 전부터 알고 지내던 임환종씨(수배)가 나타나 군부대 부지로 「한건」하자고 부추겼고 같은해 12월 원유순·윤병묵·성길자씨 등 3명에게 이 땅과 그 옆의 군부대부지 2만평을 팔기로 하고 최초로 국방부장관 고무인을 위조,계약금조로 어음 5억원을 받았으나 이중 윤씨의 반대로 또다시 실패했다.

그러나 이들 3명중 남편 정건중씨(47)와 함께 중원공대 설립 부지를 물색하던 원씨는 곧바로 포기하지 않고 지난 1월28일 남편이 동생처럼 여기던 정영진씨(31)를 끌어들여 문제의 2만8천평을 매수키로 하고 김씨에게 계약금 중도금조로 49억5천만원을 건네주게 된다(이 계약 역시 지난 6월11일 김씨가 홍콩으로 도주하면서 무산됨).

지난해 10월 임씨는 토지브로커인 곽수열(45·수배) 신준수(57·수배) 김인수씨(구속) 등을 김영호씨에게 소개해 주었고 이중 김인수씨와 곽수열씨는 청와대·안기부 직원 등을 사칭하는 바람잡이 역할을,신씨는 매수인 모집책으로서 김인수씨와 곽씨를 연결하는 역할을,임씨는 국방부장관 고무인을 위조하는 등 김영호씨의 하수인 역할을 각각 맡아 문제의 정보사땅을 팔아넘기기로 모의했었다.

이어 이들은 곽씨를 통해 정건중씨 일당을 유혹,지난 1월21일 매매계약을 맺었다.

▷2차 사기◁

정씨 일당은 토지브로커인 박삼화씨(39·수배)를 통해 박씨가 한때 도와준 적이 있는 제일생명 윤성식상무(51·구속)에게 접근,김영호씨 일당과 맺은 허위 매매계약서 등을 이용해 제일생명측으로부터 6백60억원을 빼내는데 성공한다.

이 돈으로 성무건설이라는 회사를 설립한 정씨 일당은 김씨 일당에게 계약금과 사례금 등으로 1백36억5천만원을 지급하는가하면 사채놀이까지 해왔다.

윤 상무는 정씨 일당과 지난해 12월23일 이미 정보사부지 1만7천평중 3천평을 평당 2천만원에 매수키로 약정하고도 지난 1월초 이 부지를 평당 2천2백만원에 매수키로 재약정을 맺어 계약함으로써 차액 60억원중 30억원은 자신이 갖고 나머지 30억원은 회사 비자금으로 조성키로 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정씨 일당과 정씨 일당이 내세운 김영호씨 일당에게 속은 제일생명이 국민은행에 예치한 2백30억원을 정씨 일당이 국민은행 정덕현대리(37·구속)를 통해 빼낸데 이어 진성어음 4백30억원 마저 교부받음으로써 이루어진 사기극이라는게 검찰의 수사결론이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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