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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대북합작 가시화”분주/북 김 부총리 일행 맞는 업계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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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대북합작 가시화”분주/북 김 부총리 일행 맞는 업계 표정

입력
1992.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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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선점·실속 챙기기 경쟁/대우/자동차 수출 협의/삼성/전자부문에 주력/럭금/소비재 집중공략/현대/수리조선소 추진남북경협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는 북한 김달현 정무원 부총리 일행의 방문을 앞둔 국내기업들은 주말인 18일 철야작업을 하면서까지 영접준비를 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기회에 북한과의 경협사업에 유리한 입지를 얻기위해 각 그룹들은 경협 프로젝트를 재점검하고 방문단 영접에 한치의 실수가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등 「비상사태」에 들어갔다.

김 부총리 일행은 이번 방문기간에 대우·삼성·럭키금성·현대·선경·포철·화승 등 7개 그룹이 13개 공장을 시찰할 예정이다.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의 지난 1월 방문 등을 통해 독보적으로 쌓아온 대북경협의 「탑」을 이번 기회에 철벽같이 굳히겠다는 것이 대우그룹이 김 정무원 부총리를 맞이하는 전략의 초점.

이번에 계열 5개 공장을 보여주게돼 일단 양적인 측면에선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으나 그만큼 「부담」도 많아 만전의 영접준비를 갖추느라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의 하나 조금이라도 실수가 빚어질 경우 그동안 기울여온 공에 금이 갈수도 있다는 초조감도 없지않은 분위기.

대우그룹은 차제에 남포합작사업 계획을 공고히 하고 기타 분야에서는 최소한 「좋은인상」만이라도 심어주기 위해 다각적인 사업제의를 구상하고 있다.

중공업은 굴삭기와 지게차 등의 합작사업을,통신은 북한의 통신 현대화 사업참여 문제를,자동차는 르망승용차 수출사업을,전자는 컬러TV 수출 및 북한내 임가공 프로젝트를,조선은 북한의 나진 조선수리소 합작건설 문제를 각각 중점 협의할 계획이다.

▷삼성그룹◁

지금까지 대북관계에 있어서 주도권이나 분위기가 대우그룹측에 유리했던 것이 사실이나 북한 관리들이 공장현장을 직접 보게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있다. 섣부르게 이것저것 벌이기 보다는 진짜 실속있는 안정적인 프로젝트를 이번 기회에 북한측과 성사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인 기술적 우위를 북한측에 과시함으로써 전자부문에서 만큼은 삼성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계획.

제일모직 구미공장 방문시에는 우리측에서 원·부자재를 공급해 북한내에서 완제품을 생산,제3국에 수출하는 임가공 합작사업을 협의할 예정.

▷럭키금성그룹◁

치약·칫솔 등 생활 소비재 부문과 전선분야를 집중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생활용품 분야에서만큼은 국내 어느 그룹보다도 압도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고 북한측도 이 부문의 합작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 가장 알맹이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럭키 청주공장에서는 북한으로부터 이미 합작공장 건립 제의를 받아놓은 상태여서 이번 공장시찰을 계기로 사업계획을 구체적으로 확정시키려는 야심이 보이고 있고 금성전선 구미공장은 대우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북한내 통신 현대화사업의 합작선을 금성측으로 돌리기 위한 다각적인 교섭을 계획중이다.

▷포철◁

포철은 공장견학의 코스를 종합관제센터와 2열연공장,4고로로 정하고 방문을 4일이나 앞둔 18일에도 안내요원들을 통해 견학코스 리허설을 갖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북한에 포철의 핫코일을 제공한뒤 북한내 제철소를 활용한 완제품 생산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포철은 김 부총리 일행의 이번 방문기간 빨간 쇠판이 힘차게 뿜어나오는 2 열연공장을 집중적으로 구경시켜 북한측의 최종결정을 유도해 낸다는 계획.

▷현대중공업◁

조선과 플랜트 등 종합 중장비 공장이라는 점을 감안,배를 건조하는 장면과 현대중공업의 역사를 김 부총리 일헹에게 알리는데 주력할 계획. 현대중공업은 특히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북한 방문시 합의했던 원산만 철도차량 공장건립을 비롯해 합작수리 조선소의 건립을 조속한 시일내에 추진할 것을 제의할 예정이다.

▷유공◁

현대중공업 방문을 마친 방문단 일행은 유공 울산공장을 방문한다. 이들을 맞는 유공측은 버스편으로 일반 견학코스를 둘러보게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견학을 마친 다음에는 울산 사택단지내 클럽하우스에서 김환덕사장 주재의 만찬을 베풀 예정. 이 자리에 최종현 그룹회장의 참석여부는 아직 확정짓지 않았으나 선경그룹의 대북한 경협 추진사업으로 미루어 최 회장이 이 자리를 빌려 김 부총리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화승◁

담담하면서도 은근히 「내실」을 기대하는 모습. 이번에 김 부총리 일행이 방문할 부산의 화승실업은 신발업체로는 공장 규모나 기술면에서 세계 정상급인데다 작업환경 역시 우수하기 때문. 한편에서는 신발 산업이 인력난과 고임금 등으로 갈수록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만큼 이 기회에 합작생산이 가시화되길 희망. 이미 부산의 일부 신발업체들은 컨소시엄 형태로 북한에 신발공장을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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