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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고 답답하다/터지는 둑 이대로 둘 것인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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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고 답답하다/터지는 둑 이대로 둘 것인가(사설)

입력
1992.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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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안정을 잃고 있다. 모든 것이 불안하고 모든 것에 경황이 없다.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들기에 불안하고,앞을 헤쳐나갈 방도를 찾기 어렵기에 답답하다. 정치가 겉돌고 경제가 겉돌고 있는데 톱니바퀴를 맞추어야 할 사람들은 먼산만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방에서 둑이 터지고 물이 새고 있는데도 막을 생각들을 안하고 있다.14대 국회가 반달넘어 공전을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정상화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그 문제가 정치의 공백기를 이 처럼 마냥 지속시켜도 좋을 만큼 중대한 일이며,협상이 불가능할 만큼 여야의 이해가 상반되는 시안인지 의심스럽다. 연내 실시가 절대 불가능하다는 여당이나 연내 실시를 확약받기 전엔 국회등원을 하지 않겠다는 야당이 서로 고집만 부리고 있다면 결국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국민의 입장에선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정 연내 실시를 하지 않기로 정부·여당이 마음을 굳혔다면 여당은 야당이 받아들일만한 반대 급부성 이득을 야당한테 제시해야 할 것이며,정부·여당의 방침이 요지부동이라고 판단된다면 소수인 야당은 대체이득의 최대화로 협상을 성사시킬줄 아는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치하는 자세」일 것이다.

정치권의 이러한 경색과 맞물려서 경제는 한층 더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지속되는 정치불안속에 갈피를 잡지 못하던 경제가 정보사땅 사기사건이 터지면서 밑이 없는 블랙홀로 속도를 더해 빠져들고 있다. 상호신용금고의 수신이 급속히 줄고 사채시장 전주들이 자취를 감춤으로써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증시의 고객예탁금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증시가 허탈상태에 빠지고 종합주가지수가 6공 최저치를 매일 경신하고 있는 중이다.

7월 들어서만 종합지수는 9번이나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니 이제 누가 보더라도 증시는 자생력을 잃어버린 것이 분명하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한채 강건너 불보듯 「전체적인 안정 성장」을 재확인하고만 있을 뿐이다.

정보사땅 사기사건을 두고 항간에 퍼져있는 「소리」는 단적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의 깊이가 얼마나 크며 정치에 대한 불만·불신·경시의 도가 얼마나 극에 달해 있는가를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정부와 정치를 이끌고 있는 최고 책임자가 문자 그대로 일대결단을 내리기 전에는 이 사회의 혼미와 불안은 마냥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보사땅 사기사건의 진상을 국민 대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규명하고,실현성있는 뚜렷한 대야 협상카드를 새롭게 제시하며,우선 당장의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정부·여당의 종합적인 불안해소 방안의 천명이 이 어려운 상황을 풀 수 있는 열쇠라고 믿는다.

최고책임자의 사태수습을 위한 확고한 의지표명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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