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 지시없이 거액 동원」 안풀려/정씨 일당 「정상거래」 취급 흔적/성무건설/자본금 증액·대형 공사 등 추진/수배 김인수·곽수열씨 행적 새 의혹정보사부지 매매사기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이명재 부장검사)는 11일 이 사건을 단순사기사건으로 최종 결론짓고 자금행방 확인,정리 등 수사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결과 사건내용을 성무건설 회장 정건중씨(47) 등 이른바 「3정」이 제일생명 윤성식상무(51)에게 접근,매매약정을 맺은뒤 제일생명이 입금한 2백30억원을 국민은행 압구정 서지점 대리 정덕진씨(37)를 통해 부정 인출해 가로챈 것으로 요약하고 있다.
정씨 등은 이어 김인수(40·(주)명화건설 회장·수배중) 곽수열씨(45· 〃 ) 등 토지브로커를 통해 알게된 전 합참군사 자료과장 김영호씨(52)로부터 가짜 국방부장관 고무인이 찍힌 정보사부지 매매계약서를 받아내 이를 제일생명측에 제시하고 잔금조로 액면 4백30억원짜리 약속어음을 할인해 챙기는 등 제일생명측으로부터 모두 4백73억원을 가로챘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내용 대로라면 제일생명 입장에서는 정상거래를 추진하고 있던 것이었는데도 하영기사장(66)이나 조양상선그룹 박남규회장(72)이 계속 사건관련을 부인하고 있는 점과 거래추진과정이 워낙 어수룩해 재테크 전문기업의 행위로 보기 힘들다는 점이 계속 의문으로 남는다.
또 정씨 일당이 사건이후에도 성무건설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사업을 의욕적으로 벌여왔다는 사실도 이 사건을 「단순사기」로 보기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정씨 등이 성무건설을 설립한 시점도 제일생명을 상대로 「사기」가 완결된 시점인 지난 4월22일이며 이 때 기존 유명건설회사로부터 상당수의 우수인력을 스카우트했으며 공채를 통해 대졸 사원을 채용했다.
또 이달중으로 현재의 일반건설면허를 대형 공사를 할 수 있는 종합건설면허로 바꾸기 위해 자본금을 2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리려 했으며 사장 정영진씨(31)는 직원들에게 『6월말 대형공사가 있을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법규와 공법 등을 연구토록 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정황들은 모두 정씨 등이 정보사부지 매매를 「사기」가 아닌 정상거래로 추진하고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밖에 「3정」과 합참간부 김씨와의 핵심 연결고리인 김인수·곽수열씨의 행적도 새로운 의혹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씨의 (주)명화건설 직원과 부동산업계에 의하면 김씨는 군부지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부동산 브로커로 국방부 출입과정 관계인사 접촉이 잦았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김씨는 평소 국방부를 수시로 드나들며 군사시설 자료를 수집하고 군부대 매입알선을 추진해 왔으며 정보사부지 매매 사기사건이 표면화되기 직전 직원들에게 관련자료 폐기를 지시한뒤 종적을 감춘 것으로 드러났다.
곽씨도 평소 정계 인사와의 교분을 과시하면서 최근 인천 중구의 군부대와 부산 해운대구의 군부대 등 주로 군부대부지 매매계획을 추진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구속된 사건관련자들의 진술과 정황 등으로 미루어 김인수·곽수열씨가 「3정」과 김영호씨 등 2개의 사기조직을 연결하고 이번 사건을 사실상 주도한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조속한 검거와 자금행방 규명이 「배후설」 등 의혹을 해소하는 관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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