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 파헤치기 힘든 “배후” 심증/대상기관·은행 「비협조」가 뒷받침/사건은폐 노려 수사마저 축소 움직임정보사땅 사기사건에 대한 국회차원의 진상조사를 위해 국회가 정상화돼야 한다는 논의가 조심스럽게 재개되고 있는 가운데 야당이 국정조사권 발동을 요구하고 여당이 이에 대해 적극 검토의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보사땅 사기사건은 국회정상화의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국민 등 양당은 이번 사건을 「권력형 비리」로 규정짓고 11일에도 관련기관에 대한 현장 조사활동과 자료를 수집하고 당대표의 기자회견을 갖는 등 정치공세를 갈수록 강화해 가고 있다.
○…민주당은 정보사땅 사기사건에 대해 지니고 있던 의문점이 점차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치공세를 갈수록 강화하려 하고 있다. 당자체 조사위 현장 조사활동이 조사대상기관의 비협조로 벽에 부딪치고 있지만 이 자체가 이번 사건의 의혹을 뒷받침해주는 대목이라는 주장이다.
김영배 조사위원장은 11일 『만일 자신이 있다면 왜 조사를 회피하겠느냐』면서 『민주당 진상 노력은 이미 사실규명 차원을 넘어서 커다란 흐름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주장에 의하면 「정보사땅은 총선자금 조달과 관련되어 매각이 추진되었고 매각대금중 행방이 묘연한 돈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을 것이며 총선이 끝난뒤 후보경선과 전당대회 이후의 여권 권력이동 과정에서 이 매각이 무효화되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토지 전문사기단에 의한 지능적인 사기사건으로 보는 수사당국의 견해를 배후 은폐를 위한 「축소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렇다고해서 민주당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조사위 한 중진위원은 『국정조사권이 발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야당의 진상조사 능력이 한계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관련기관이 많고 따라서 직·간접적인 관련인사들도 많기 때문에 결정적 제보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제보가 있을 경우 사태 전반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민주당은 이와함께 정보사땅 매각결정이 국무회의를 거치는 등 최종적 절차까지 밟았다가 백지화됐음을 들어 매매행위를 권력핵심부가 모르고 있을리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와 관련,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의 배경에 집권층 내부 신 구 세력간의 갈등이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즉 전당대회이후 여권 내부장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민자당 핵심부측과 TK세력을 중심으로한 집권층 내부의 구 세력사이의 갈등이 이 사건을 계기로 표면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국정조사권 발동을 위한 국회정상화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이면에는 국정조사권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도 있지만 이번 사건의 배후에 국회도 파헤치기 힘든 배후가 있을 것이라는 심증도 일조를 하고 있다. 또 민주당으로서는 당운을 걸다시피하고 있는 자치단체장 선거 관철이 자칫 섣부른 국회정상화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측면도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