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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메스를 핵심에 대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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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메스를 핵심에 대라(사설)

입력
1992.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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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항간에는 『이게 뭡니까』 『이래서 되겠습니까』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수사 1주일째를 맞는 정보사땅 사기사건도 지금까지 드러나고 있는 정황이나 수사 진척 모두 『도대체 이게 뭡니까』라는 국민적 탄식만을 자아내고 있다.아직도 진상은 오리무중인채 5대 의혹,7대 의혹,10대 의혹설이 난무하고 있는데 수사를 맡은 검찰은 어쩐지 처음부터 축소수사·한정수사의 인상을 풍기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나고 있는 사실은 사기범 일당,제일생명 및 가담국민은행 관련자들의 푸짐한 돈 나눠먹기 잔치를 벌였다는 느낌을 준다. 법질서가 엄존하는 나라에서 보험회사 회장·사장·상무 등과 사기범 일당이 그처럼 방자하고 방약무인하게 거짓말을 일삼고,거금을 꺼리낌없이 챙기고,구전을 받아 먹고,비자금 조성 혐의마저 받으면서 태연자약할 수 있었던 이유를 우리는 다시한번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의 파장이나 의미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국민은 지금 똑똑히 보고 있다. 이미 정치적 의혹마저 중폭될 대로 증폭된 이 사건을 두고 혹시라도 여권이나 검찰이 대형 「단순사기」로 밀어붙이려 한다면 그 것은 크게 잘못된 판단이 될 것이다. 정치적 파급이나 금융질서상의 엄청난 여파로나 국민에준 충격으로나 그런 안이한 판단수준에서 수습되기는 이미 틀려버린 사건이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설명과 명명백백한 확인을 통하지 않고서는 국민은 좀처럼 납득하려들지 않을 것이다.

사실 그동안 검찰수사에는 석연치않은 점이 여러가지였다. 무엇때문에 사기사건 관련자들이 모두 체포되지 않아 사건 전모가 파악되기도 전에 사건을 배후가 없는 단순 이중 사기사건이라고 흘리기 시작했는지가 궁금하다. 그런가하면 사건과 배후와의 가장 확실한 연결고리가 되고 있는 금융계 거물 하영기 제일생명 사장이나 박남규 조양그룹 회장에 대해 윤 상무가 일주일전에 이미 밝힌 사전인지 증거를 감추어왔고 그들에게는 혐의가 없다는듯 참고인임을 강조해온 이유도 알 수 없다.

엄청난 배후없이 거금을 챙기고 현직을 지키고 다른 땅을 태연히 매입하는 등 범인들의 예사롭지 않은 행동이 가능했겠느냐는 국민적 의혹에 대해서도 『그게 바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검찰 수사 관계자가 강변했다니 차라리 할말이 없어진다 하겠다.

근본을 치료하고 병소를 도려내지 않고서는 깊은 병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국민앞에서 국가 공권력을 책임지고 수행하는 검찰은 그야말로 「프로중의 프로」여야 하다는 자격지심을 가져야 한다. 환부의 언저리만 맴돌다 병이 골수에 이르게 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의도적인 축소 수사나 진실의 왜곡이 지난날 우리 사회에서 어떤 변혁의 씨앗이 되었던 것인지,국민은 잘 기억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진상은 어떻게든 드러나게 마련이다. 이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날카로운 수사의 메스를 사건의 핵심에 주저없이 들이대주기를 국민의 이름으로 부탁한다. 그것만이 지금과 같은 의혹의 무한대 증폭과 혼란을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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