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회수어음 2백43억 새 쟁정으로/신용금고에 2백억… 부도처리해 큰 타격/국민은행 2백30억은 「보험사 책임」 될듯제일생명이 정보사 땅을 사기위해 지급한 돈의 행방이 정확한 모습을 드러냈다.
제일생명 사기사건은 파악된 돈의 행방으로 보아 상호신용금고 등 제2금융권에 적지않은 파동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아울러 피해를 제일생명측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경우 제일생명 자체의 자금압박이 극심해 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제일생명은 매입대금으로 모두 6백60억원을 사기단들에게 현찰과 어음으로 지급했다.
이중에서 지금까지 확실하게 회수된 금액은 1백87억3천만원. 따라서 최악의 경우 제일생명은 나머지 4백72억7천만원의 손실을 안게 된다. 상황이 제일생명에 아주 유리하게 전개된다 하더라도 최소한 미회수어음 2백42억7천만원의 피해는 면키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현찰◁
매입대금중 2백30억원이 현찰로 지급됐다. 이 돈에 대해선 제일생명과 돈을 예치했던 국민은행간에 공방전이 한창이다.★본지 7일자 7면 참조
그러나 갈수록 상황은 제일생명측에 불리 해지고 있다. 이미 제일생명측이 예금잔고가 「0」이었음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입대금의 중도금이 이미 지급됐으므로 「계약금을 인출하지 않았다」는 제일생명측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회수어음◁
회수된 어음 1백87억3천만원은 모두 정영진으로부터 회수됐다.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중의 하나인 정은 지난 4월2일 20억원짜리 어음과 80억원짜리 어음 등 2장을 실물로 제일생명에 가져왔다.
이후에도 정은 4월27일과 5월6일에 각각 40억원과 30억원을 스스로 현찰로 제일생명측에 전했다.
또 6월17일에는 17억3천만원을 가져왔다.
이처럼 정이 제일생명의 어음을 스스로 현찰로 막거나 실물로 회수한 이유는 『부동산 매입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어음결제를 정이 책임진다』고 하는 계약조건 때문이었다. 따라서 어음을 회수하면서 제일생명은 이미 일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제대로 안 풀리고 있음을 알았던게 분명하다.
▷미회수어음◁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다. 아직 회수되지 않은 2백42억7천만원의 어음중 2백억원은 사채시장을 거쳐 상호신용금고에 흘러 들어갔다.
제일생명이 발행한 양질의 어음을 연 18.5% 안팎의 고금리로 할인한다는건 「안전하고 수지좋은 장사」이므로 상호신용금고들이 당연히 나서게 된 것.
D금고가 1백억원,S금고가 50억원,다른 D금고가 30억원,M금고가 20억원씩 제일생명 어음을 받고 대출(할인)을 해줬다. 이중에서 M금고와 다른 D금고 등 2개 금고의 어음은 이미 지난 2일 피사취 부도처리됐다. 피사취 부도란 사기에 의해 어음을 할인했으므로 결제해주지 못하겠다며 내는 부도를 말한다.
이 경우 어음을 갖고 있는 신용금고들은 민사소송을 통해 대금을 나중에 찾을 수는 있지만 그동안 적지않은 자금압박을 받게된다.
따라서 4개의 신용금고회사들은 2백억원의 자금이 한동안 묶이거나 손해를 보게 된다. 이로 인해 신용금고와 사채시장 등은 자금흐름이 일시적으로 경색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제일생명의 어음중 순수한 사채시장에서 할인된채로 남아있는 어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미회수액 42억7천만원은 정영진이 발행한 수표로 제일생명이 보관하고 있다.
제일생명은 땅 매입대금 6백60억원외에도 20억원을 수고비조로 정영진에게 별도로 지급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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