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늙기전에 모국 상품 일석권 보고싶어”『금융기관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한국경제의 버블경제붕괴(거품경제)는 이제 시작단계입니다. 일본의 예를 볼때 버블경제붕괴의 마지막단계는 금융기관입니다』
재일동포의 대부이자 신한은행의 실질적 창업자인 이희건회장(75)은 6일 기자와 만나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충고부터 시작했다. 일본의 경우 버블경제붕괴현상이 부동산에서 시작,주식과 제조업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금융기관에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한국도 이 과정을 밟고 있다는 것.
신한은행 설립10주년 기념행사차 귀국한 이 회장은 감회가 남다르다. 『창업당시에는 대부분의 교포들이 은행업진출의 성공여부에 대해 반신반의 했어요. 애국심에 호소하여 자금을 모았습니다. 10년이라는 결코 길지 않은 세월동안 신한은행이 정상급 은행으로 성장한 것은 재일동포 주주의 애국심과 임직원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융그룹으로 받돋움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국내은행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킨 주인공. 신속한 대출결정과 책임경영체제 등은 기존은행들이 당시로서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다.
이 회장의 경영철학은 사실 평범하다. 그는 항상 「의인막용·용인물의」(의심스러운 사람은 쓰지 말고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를 강조한다. 신한은행이 철저한 책임경영체제를 도입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회장은 이제 재일동포들이 경영하고 있는 39개의 신용조합을 통합하여 은행으로 발족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이 또한 몇몇보수적인 인사들이 무모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으나 이 회장은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이 회장은 요즘 대일역조시정에도 발벗고 나섰다. 바이코리안(Buy Korean)이라는 슬로건 아래 모국상품 구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 지난달 22일에는 오사카에 4백55평 크기의 한국상품 상설직매장을 개설했다. 또 지난 2월에는 신한은행주주들을 중심으로 「모국상품용기의 회」를 발족,국산품 전시판매회를 가졌다.
이 회장은 『늙기전에 한국상품이 일본시장을 석권하는 것을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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