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현행 경제정책은 거품경제의 거품을 제거한뒤 다시 재도약하자는데 목적이 있다. 바꿔말해서 경제를 안정화,체질을 단련시킨뒤 경쟁력을 붙여 선진경제에 도전해 보자는 것이다. 미국,일본,EC 등 선진국들이 거품빼기정책을 이미 실시,미국은 안정에의 연착경기침체를 거쳐 지금은 경기가 반등,서서히 회복되는 단계다. 일본은 아직 가벼운 경기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경기 하강기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진정기를 넘어 경기침체에 들어서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경제기획원 등 정부측은 경기진정론을,전경련 등 재계는 침체론을 내세우고 있다. 경기논쟁이 왜 중요하느냐하면 진정이냐 침체냐에 따라 정부의 총수요억제 등 현행 안정화정책의 수정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통계청이 지난 3일에 발표한 「5월중 산업동향」은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 6월중 반짝 머리를 들었다 잠수한 경기논쟁을 다시 부상시킬 만큼 미묘하다. 산업동향의 지표가 되는 광공림 생산,출하,재고,제조업 가동률,경기지수 등이 모두 4월보다 저조하다. 그러나 하락,감소율의 정도나 비교시점의 통계적 적합성여부에 이견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 이것을 갖고 경기침체라고 단정하는 것이 성급할 수도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광공림 생산(이하 5월중)은 전년동기대비 5.3% 증가,4월의 전년동기대비 8.7% 증가보다 크게 둔화됐고 1월부터 5월 사이의 전년대비 평균 증가율 7.7% 보다도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제품출하는 5.1% 증가,4월의 9.3%의 약 절반에 불과하고 제품재고는 16.4%로 4월의 13.8% 보다 높다.
전년도 같은 달과의 단순비교는 그 달의 특수한 실적에 따라 증감률의 기복이 크게 다를 수 있으므로 해석상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정부측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 이에 비해 월별 실적이 나타나는 제조업 가동률은 통계적으로 신뢰성이 크다. 경기측정의 주요지표의 하나인 제조업 가동률이 78.2%로 4월의 81.8% 보다 3.6%포인트가 하락했다. 지난해 6월의 76.4%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또한 제품재고 등 여러지수를 종합한 경기동행지수도 0.5%가 감소,전달에 이어 연속 2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고 이 지수에서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추세치를 제거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가 감소했다.
또한 선행지수도 0.4%가 하락,올해들어 처음 감소세를 나타냈다. 경기후퇴는 분명하다. 경제기획원은 지난해 6월의 제반실적이 저조,앞으로 한달뒤에 나올 「6월중 산업활동동향」은 제반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실물경제가 침체냐 아니냐는 것이다. 경제의 안정화는 긴요하다. 그러나 필요이상의 긴축으로 경제가 추락해서도 안된다. 실물경제의 흐름을 종합분석·정밀진단을 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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