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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필사적 반대 불구/삼성에 상용차사업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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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필사적 반대 불구/삼성에 상용차사업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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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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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과잉 투자」에 특혜의혹만 남아/“내수 증가·수출산업 유도”가 허가 이유/한라·세일도 참여채비… 정부대응 관심기존업계의 필사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삼성중공업의 대형 상용차사업 참여가 허용됐다. 자동차업계가 재고 과잉에 따른 조업단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삼성에 대해 대형 상용차사업 참여를 허용함으로써 중복 과잉투자와 6공 말기의 특혜의혹에 따른 후유증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함께 한라중공업,세일중공업 등이 상용차사업 참여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지도 주목거리가 되고 있다.

상공부는 4일 삼성중공업이 8톤 이상 대형상용차 생산을 위해 지난달 23일 제출한 일본 닛산디젤사로부터의 기술도입 계약신고서를 수리했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삼성중공업은 올 하반기부터 오는 94년까지 창원 제2 공장에 7백20억원을 투자,94년 하반기부터 8톤 이상의 덤프트럭 카고트럭 믹서트럭 콘크리트 펌프카 트랙터 등 5개 기종의 상용차를 생산하게 된다. 삼성측은 94년에 1천2백대,95년엔 3천대,96년부터는 연간 4천8백대의 대형트럭을 생산할 계획이다.

상공부 김홍경 기계공업 국장은 삼성에 대한 상용차 사업참여 허용을 발표하면서 89년 7월부터 자동차가 합리화 업종에서 해제됐고 기술 도입·자동차 수입·외국인 투자 등이 모두 자유화되어 법적·제도적으로 신규참여를 규제할수가 없을뿐만 아니라 기존업계·자동차공업협회·학계·연구기관 등 각계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한 결과 삼성중공업을 대형상용차사업에 참여시킴으로써 기술개발 경쟁이 촉진되고 제품의 품질이 향상되어 수출산업화가 기대돼 삼성의 참여를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업계가 문제점으로 지적한 업종전문화·과잉중복 투자·국내 자동차업계의 대일예속·수출의 한계 등에 대해 대형트럭은 삼성이 생산하고 있는 건설중장비와 기술적 특성이 비슷하고 생산설비도 공유할 수 있어 업종 전문화를 보완하는 업종내 다각화로 볼 수 있으며 오는 2000년까지 고속전철·영종도 신공항건설·서해안 고속도로 등 대규모 공사가 계속적으로 진행되어 내수 수요가 지속적으로 신장,오는 94년에는 수급균형을 이루고 95년 이후부터는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수출산업화와 관련,상공부는 아직은 시장규모와 교역규모가 적지만 동남아·중국·러시아 등에서의 수요 증대가 기대돼 기술수준만 뒤따라가 준다면 수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존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기존업계의 생산물량 감소는 없을 것으로 보고 수출 산업화가 이뤄질 경우 오히려 물량 증가로 경영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상공부의 이같은 논거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경제의 자유화가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정부가 특정산업의 진출을 규제함으로써 자유화에 역행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왜 삼성이 지난 90년 7월에 신청했을때는 주문적체가 심했었는데도 불구하고 결정을 보류하고 재고가 쌓인 지금에 와서 허용해주었는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기존업계가 삼성의 참여 움직임을 알고 반대 로비를 벌이자 정부가 이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고 실태조사실시와 공청회 개최요구를 묵살한 것도 이번 결정에서 정부가 편파적이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삼성의 상용차사업 진출과 관련한 루머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6공의 특혜라는 의혹을 떨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번 삼성에 대한 상용차사업 허용과정에서 삼성측이 고위층의 내락을 받고 기술도입신고서 접수를 서둘렀고 정부도 이미 허용쪽으로 방향을 정해놓고 스케줄대로 해왔다는 인상을 짙게 풍겼다.

상공부가 삼성의 참여를 선뜻 결정해놓고 이후에 뒤따르는 부작용이나 국가적 손실에 대해서 과연 책임을 질것인가도 문제다. 선진국에서도 기업의 사업진퇴와 관련,「보이지 않는 손」으로 산업의 흐름을 조절하는게 상례인데 정부가 자유화를 내세워 이같은 기능을 포기하고 책임마저 회피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삼성이 승용차도 생산하겠다고 나설때 정부가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다.

상공부와 삼성의 장담대로 상용차가 수출산업으로 성장할 것인지,아니면 기존업계의 우려대로 증복과잉 투자를 자초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일본의 생산기지로 몰락할지 여부는 지금으로선 아무도 속단할 수 없지만 국가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이권이 얽힌 사업에 대한 진출이 정치권의 입김에 의해 결정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할 것이다.<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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