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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대학 세우는 교포 허진씨/“한인들에 모국전통 심어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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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대학 세우는 교포 허진씨/“한인들에 모국전통 심어줄것”

입력
1992.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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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등 모든준비 완료… 내년 9월 개교 예정”러시아의 모스크바에 재소한인의 손으로 건립된 첫 사립종합대학교가 문을 연다.

러시아의 한글신문 고려일보 발행인이자 고려인협회고문인 허진 모스크바 국제종합대학교 이사장은 3일 구소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아시아인과 재소한인,그리고 러시아 유학을 원하는 모국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모스크바 국제종합대학의 설립구상을 밝혔다.

지난해부터 대학설립을 추진,이미 러시아정부의 설립인가와 학교건물임대,교수초빙 등 개교에 따른 제반절차를 끝냈다는 허 이사장은 내년 1∼2개월께 모국 학생을 선발한후 문과,공과대학 등 7개 단과대학,22개학과로 내년 9월학기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특히 재소한인들을 위해 한국어과와 한국무용과,한의학과를 개설,모국의 문화와 전통을 러시아땅에 꽃피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설립 동기는.

▲구소련지역에는 50여만명의 한인이 살고 있다. 그러나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고국의 언어와 문화·전통을 모른채 러시아에 동화돼가고 있다.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하기전만 하더라도 한인 사범대학 등 4백여개의 각종 학교가 설립돼 있었는데 지금은 한민족의 혼과 얼을 심어줄 교육기관이 전무하다.

또한 오랜 세월동안 한소관계가 단절돼온 탓으로 한국내 소련전문가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나는 이러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해 재소한인들에게는 민족의 전통을,한국유학생들에게는 러시아의 모든 것을 가르칠 수 있는 종합대학교를 설립하기로 했다.

­대학 설립은 어느 단계에 와 있나.

▲러시아 정부로부터 대학설립 허가를 받아 모스크바의 야로슬라브가에 있는 건축기사 대학건물과 기숙사를 임대,언제든지 개교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춘 상태다.

한소양국대학의 유능한 교수로 교수진 구성도 거의 마무리단계이고 학과별 커리큘럼도 마지막 손질단계에 있다.

­대학의 성격은.

▲모스크바국립대학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정부의 공식인가를 받은 정규종합대학이다. 따라서 대학졸업자는 정부가 인정하는 학위를 받아 구소련지역에서는 정규대학 졸업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된다.

­학생선발은.

▲정규대학이기 때문에 러시아와 한국에서 정규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만이 입학 할 수 있다. 러시아학생들은 일반대학과 같은 전형을 거치게 되고 한국학생들은 대학이 인정하고 한국에서 실시되는 6개월 어학프로그램을 이수한 후 입학자격을 갖게된다.

어학프로그램은 현재 준비중에 있으며 내년 1월께 개강할 예정이다. 물론 교사진과 교재는 대학에서 지원한다.

­앞으로 개교 계획은.

▲한국학생들을 담당할 행정사무국이 이미 발족했다. 사무국은 내년 1∼2월께 모국의 입학생을 모집,6개월 어학프로그램을 실시한후 9월학기에 맞춰 모스크바로 내보낼 것이다. 나는 모스크바 국제종합대학교를 모국의 연·고대에 못지않는 명문사립학교로 키울 계획이다.

­남은 문제점이 있다면.

▲건축기사대학과 러시아 외무부,외교아카데미 등의 지원을 받아 재원조달문제는 해결됐다. 그러나 한국의 고등학교 졸업자는 국무총리 훈령에 의해 구공산권 유학이 불가능하게 돼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들이 교육부 등 관계자와 협의해본 결과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국무총리 훈령만 개정된다면 대학개교와 운영 등 모든 점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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