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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단 압도지지 당선/국회 개원하던날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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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단 압도지지 당선/국회 개원하던날 이모저모

입력
1992.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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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문 금속탐지기 논란 30분 지각개회/국민당측 부의장몫 요구로 한때 긴장감/노 대통령 입장때 야 일부의원 기립 안해한달여동안 굳게 닫혔던 14대 국회의사당의 빗장이 29일 마침내 풀리고 여야 의원들은 명실상부한 의정활동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부각된 채로 문만 연 14대 국회는 첫날 의장단 선출에서부터 대통령 연설 등 개원식 절차에 이르기까지 시종 입씨름과 신경전을 거듭하며 뒤뚱거렸다.

여야는 이날 아침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임전태세를 강화,개원국회의 험난한 항해를 예고했으며 서로가 늑장개원에 지각개회의 풍경도 연출했다.

이 와중에서 의사당에 첫발을 디딘 초선의원들은 만감을 감추지 못했으며 특히 14대 총선에서 유권자의 흥미를 끈 여야 이색의원들의 움직임은 큰 관심을 모았다.

○…이날 의장단 선출 등 원구성을 위한 본회의는 청와대 경호실이 의원들의 출입구인 중앙현관에 설치한 금속탐지기 철거논란과 국민당의 부의장몫 요구로 여야가 한때 옥신각신해 예정시간보다 30분 늦은 상오 10시에야 개회. 이사이 의원들은 민자·민주·국민의 순으로 10시15분께 본회의장 입장을 끝내고 잠시 무료한 시간을 보내면서 옆자리 의원들과 악수하기에 분주.

특히 국민당의 정주영대표,김동길·정주일의원과 무소속의 정호용의원 등이 입장할 때는 남다른 관심.이날 회의불참자 6명에는 이종찬(민자) 홍영기(민주) 조윤형의원(무)이 포함돼 여러 추측을 낳았고 민주당 탈당파문을 낳은 임춘원의원(무)은 일찌감치 착석.

의장단 선출에 앞서 85세의 최연장으로 임시의장을 맡은 문창모의원(국민)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이 자리는 국민들이 왜 우리를 국회로 보냈는지를 깊이 생각하며 선량으로서 최선을 다한다는 서약의 장소가 되게하자』면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노익장을 과시.

○…이날 국회의장단 선출은 양순직의원을 부의장으로 추대하려는 국민당의 「반란」으로 긴장된 분위기속에 2시간10분간 진행.

박준규의원은 개표결과 2백92명이 투표에 참가한 가운데 기권 28표와 무효 9표를 제외한 2백43표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

박 신임의장은 인사말에서 『인덕이 없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었다』고 조크한뒤 『지난 2년동안 아쉬움과 부족함이 많은 사람을 신임해준데 감사하며 변칙파행,혹은 비의회적 의사진행이 없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

이어 문 임시의장으로부터 의사봉을 넘겨받은 박 의장은 양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하려는 국민당의 움직임을 의식한듯 교섭단체간 협상을 위한 10분간 정회를 선포.

두번에 걸쳐 실시된 부의장 선거에서 황낙주의원(민자)은 2백44표를,허경만의원(민주)은 2백51표를 얻어 부의장에 당선됐으나 1차 투표에서 양 의원이 국민당 의석수보다 많은 41표를 얻는 이변도 연출.

황 신임부의장은 인사말에서 『민주주의가 행정이 아닌 국회를 통해 구현되고 의원 개인이 의회 그 자체라는 소명의식으로 신뢰받는 국회상 정립에 힘쓰자』고 강조했고 허 신임부의장은 『야당 당적을 지닌 부의장이 날치기 등 변칙운영의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당부.

○…하오 2시부터 열린 개원식은 노태우대통령과 김덕주 대법원장 정원식 국무총리 조규광 헌법재판소장 국무위원 전원 주한외교사절 등이 참석한 가운데 50여분 동안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진행.

노 대통령은 치사에서 『이 국회안에는 과거 탄압을 받아 감옥에 계시던분,체포를 피해 쫓기던분,민주화,가두투쟁을 앞장서 이끌던분,이른바 학생운동권의 대표들도 계시다』며 『이는 「6·29선언」이 가져온 변화가 어떠한 것인지를 웅변하고 있다』고 민주화 업적을 강조.

노 대통령은 이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연기결정의 배경설명과 함께 유감의 뜻을 거듭 밝히고 다가올 대선에 앞서 대통령선거법을 개정해주기 바란다는 뜻을 강력히 피력.

이에 앞서 박 의장은 개회사에서 『13대 국회는 창조적 과정에서 적지않은 진통을 겪었지만 의정사에 길이 남을만한 업적도 없었던 것이 아니다』라고 평가하고 『14대 국회는 13대 국회가 연 가능성을 정착시켜야 할 보다 더 무거운 책무를 지고 있다』고 강조.

개원식이 진행되는 동안 여야의원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으며 노 대통령의 입·퇴장과 연설도중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10여차례 박수. 또 노 대통령이 입장할때 김대중·정주영대표를 비롯한 대부분 야당의원들도 기립했으나 박수를 치지는 않았고 일부 야당의원들은 아예 착석을 고집한채 입장광경을 외면하는 등 여야간 냉각기류를 반영.

반면 여야 의원들은 개회사에 앞서 박준규의장의 선창에 따라 전원 기립해 오른손을 들어 의원선서를 했으며 방청석에는 주로 초선의원들의 가족 및 친지들이 자리를 메워 선서광경을 주시.

○…이날 개원국회에는 대통령 경호용 검색대 철거와 국민당의 양순직의원 부의장 선출문제로 3당 총무간 막후 협상도 분주.

특히 민자·민주 양당 총무간에 검색대 철거문제로 고성이 오가는 등 한동안 실랑이.

이철 민주총무가 『보통사람이 손님으로 국회에 들어오는데 주인들이 검색당해서야 되겠느냐』며 거칠게 항의하자 김용태 민자총무는 『대통령의 경호상의 문제』라면서 『또한 이 문제는 대통령 경호실과 국회사무처간의 협의사항』이라고 주장.

이어 10시5분께 가진 민주·국민 양당 총무접촉은 김 총무가 『황낙주의원(민자) 대신 양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하자』며 민주당의 지원을 요청했으나 이 총무는 『개원당일 갑자기 그런 일을 제의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난색.<이재열·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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