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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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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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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MK택시」의 신화를 창조한 유봉식회장이 최근 서울에 한국국민 의식개혁운동본부를 개설했다는 소식이다. 유 회장은 『국민 모두가 과소비·이기주의에 빠져 위험수위이며,전국민의 의식개혁없이 경제를 되살리기 어렵다』고 강조하고,우리와 달리 일본은 부자가될수록 더욱 근검절약하고 있음을 지적했다고 한다. ◆얼마전 미국의 저명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로스 페로에게 막연히 난제해결의 기대를 걸고 있는 미국 대중을 가리켜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인식부조화증을 앓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었다. 국민이 정부지출을 과다히 요구하면서 세금은 적게 내겠다고 해 생긴 심각한 재정위기를 미지의 제3 인물이 해결하길 턱도 없이 바란다는게 바로 마음과 행동이 다른 인식부조화증세가 아니냐는 것이다. ◆경제침체속에서 국민들의 기성정치 불신은 증폭되어가고 있다. 이 위기를 벗어나려면 정치가 지도력과 신뢰를 회복,정해진 목표로 향하도록 국민을 설득하고 동참시켜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 선거때마다 듣기좋은 헛 공약만 나열하기 마련이다. 그것도 모자란다는듯 오늘날 정치권에서 사람쓰는 일이 도무지 국민설득이나 정치 신뢰회복과는 거꾸로 가는것만 같아 정말 답답하다. ◆엊그제 단행된 개각만 봐도 「정치따로,국민따로」 기미가 농후하다는 비판이 일고있다. 과거 박종철군 사건과 흑색선전물 사건으로 겹문책을 당했거나,수서사건의 도의적 책임을 졌거나,국민적 원망을 산 수돗물파동을 겪었던,관리이기 보단 골수군인인 인사들이 또다시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6·25개각을 두고 『그 얼굴이 그 얼굴』이란 소리가 들리자 『아는 사람끼리 잘해 보기로』라고 응수했다는게 아닌가. ◆우리도 오늘의 위기에서 벗어나라면 국민들의 의식개혁도 해야겠고,엉뚱한 소리에 휘말리는 대중들의 인식부조화증도 당연히 고쳐야 할 때이다. 그런데 정치가 여전히 따로 놀고있으나 그런 막중한 사명을 과연 누가 이끌고 갈 것인가. 진정 정치의 신뢰회복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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