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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 덤터기/이장훈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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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 덤터기/이장훈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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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단행된 유가인상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진념동자부장관은 이점을 의식한듯 『당초 동자부의 안보다는 미흡하지만 물가 등을 고려,적정수준의 인상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번 유가인상폭을 「보수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진 장관이 말하는 보수적이라는 의미는 국제유가와 환율의 급등세를 감안하고 에너지절약 차원에서도 대폭 유가를 올려야 했으나 최근 공공요금인상 등 국민들의 가게를 생각할 때 최소한의 인상요인만을 유가에 반영할 수 밖에 없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그동안 국제원유가는 배럴당 18달러선에 육박했고 환율도 달러당 7백90원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유가를 인상할 수 밖에 형편이긴 했다.

또 석유 한방울도 나지않는 나라에서 석유소비증가율이 20%를 웃도는 등 과소비풍조가 사회전체에 만연돼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같은 「상황」 때문에 유가를 인상할 수 밖에 없었으나 물가 등을 고려,대폭 인상보다는 절충점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의 「변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미흡한 구석이 너무 많다.

정부가 그동안 에너지 안정대책을 위해 조성한 5조7천억원에 달하는 「석유기금」은 석유값 안정에 얼마나 기여를 했는지,원유도입때 도입가격부터 도입 및 비축량에 이르기까지 적절한 분석과 준비를 제대로 했는지,석유소비가 급증할때 정부는 한마디라도 소비절약을 외친적이 있는지 등을 물어보고 싶다.

지난번 걸프전이 터졌을때 아무 대비도 하지않다가 뒤늦게 대폭 값이 오른 원유를 도입하느라 허둥댔고,「석유기급」 역시 목적과는 달리 에너지 정략시절 등에는 쓰여지지 않은채 정치적으로만 운영됐다.

에너지절약도 승용차 10부제 운영이다 뭐다 하면서 국민이 따라오기만을 강요했지 정부가 솔선수범하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올여름철 전력난이 예상됨에 따라 에어컨 가동을 삼가 달라면서 정부 스스로는 바르셀로나 올림픽기간에 사실상 TV종일방송을 허용할 움직임이다.

정부는 이같은 정책의 일관성부재를 「보수적」 인상이라는 편법으로 해결하고 그 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겼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합리적 정책과 그에따른 적절한 대책을 세울때 국민도 정부의 「부득이한」 조치를 신뢰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정책오류나 실책의 뒷책임을 몽땅 국민들이 뒤집어 쓸수는 없다. 국민들의 주머니가 「봉」이 될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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