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거래제」 뿌리 내린다/작년실적 25억불… 전년비 33% 늘어아직 수확도 하지 않은 농산물을 미리 사고 팔고 1∼2년후에 필요한 석유나 광물자원 등을 차후에 대금과 상품을 교환키로 하고 미리 서류상으로 거래를 한다.
일반인에게는 용어조차 생소한 선물거래가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장래의 특정일자에 상품을 인도받을때 대금을 결제하기로 하고 계약서만 주고받는 선물거래는 국제원자재 가격이 불안정 해지고 원자재 확보가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에게 현물거래 못지않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선물거래는 일정액의 계약금만 지불하면 원자재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확보한 원자재의 가격이 폭등할 경우 되팔수도 있어 기업들은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 뿐만아니라 장사수단으로도 선물거래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선물거래 실적은 24억8천6백만달러(1조9천억원,금융선물은 제외)로 90년의 18억6천5백만달러에 비해 33%나 증가했다. 올들어서도 증가세를 유지,4월말 현재 거래실적이 11억2천3백만달러를 기록했다.
선물거래는 상황변화를 확신할 수 없는 미래의 시점에서 거래를 하는 것이기때문에 큰 이익을 볼수도 있고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국내굴지의 비철금속회사인 A사는 최근 납 5백톤을 구입하면서 선물거래의 덕을 단단히 보았다.
이 회사는 국제 납 가격이 계속 떨어지자 지난 3월 통상적인 현물거래와 선물거래를 병행,물건 확보에 나섰다. 가격의 추가하락이 빤히 내다보였지만 납이 반드시 필요한 6월이 되면 매입자들간의 경쟁으로 현물 시장에서 물건을 살 수 없을 것이 우려되었고 당시의 현물시장에서 전량을 사들이자니 납이 국내에 반입되는 과정에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 분명히 그 부담을 현물과 선물로 나눈 것이다.
그 결과 이 회사는 현물거래에서는 1만2천5백달러 손해를 보았으나 선물에서는 1만5천달러의 이익을 남겨 전체적으로도 이익을 본 것은 물론 정확히 6월초에 납을 인도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기업들은 선물거래를 통해 가격변동으로 인한 경영타격을 줄이면서 원자재 등 필요한 상품을 조달할 수 있는데 특히 가격파동이 잦은 농수산물 분야에서는 선물시장이 수급을 조절,가격 안정기능까지 하고 있다.
또 전쟁이나 천재지변,환율 급변동 등 불확실한 경제환경 일수록 위력을 더 발휘한다.<김경철기자>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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