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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는 기본…전자수첩·휴대폰·핸드컴까지/직장인들 첨단장비“중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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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는 기본…전자수첩·휴대폰·핸드컴까지/직장인들 첨단장비“중무장”

입력
1992.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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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률 몇십배”… 기업들 새장비 도입 붐/지위고하 안가리고 보급확대/활동범위 넓어져 종일 외근도전투에 나가는 병사처럼 각종 첨단전자장비로 중무장한 직장인들이 늘고있다.

허리춤에 「삐삐」(무선호출기)를 차고 양복 안주머니에는 전자수첩이나 계산기를 지니고 휴대용 컴퓨터나 전화기로 회사밖에서도 업무를 척척 해결한다. 한사람 한사람이 「움직이는 사무실」이다.

회사는 업무효율을 높이려고 첨단장비를 서둘러 지급하고 있고 직장인도 치열한 비즈니스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개별구매까지 하고 있어「첨단직장인」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또 간부전용이던 고가의 휴대용 전화기가 일선직원에게,말단직원이 주로 사용하던 삐삐가 경영자에게 보급되는 등 개인용 장비를 지위고하를 가리지않고 폭넓게 활용하는게 최근의 새 풍속도다.

삼성생명의 생활설계사 서경희씨(49·여)는 첨단전자장비의 이런 특장점을 모두 활용하고 있다. 서씨가 지닌 전자장비는 전자계산기와 삐삐,휴대용 컴퓨터 등 3종류. 특히 컴퓨터는 그녀가 자랑하는 최신예 병기다. 이름은 「핸드컴」. 팜탑의 일종으로 그야말로 손바닥만하고 무게는 3백12g에 불과하다. 지난 2월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뒤 핸드백이나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핸드컴의 깜짝기능을 손에 익힌 다음부터 너절한 팸플릿뭉치는 필요 없어졌다. 나이,월수입,가족관계 등 기본사항만 입력하고 보험상품을 선택하면 계약조건,금액,보장내용 등 알고자 하는 정보가 바로 화면에 나타난다.

전에는 까다로운 고객을 만나면 계약하는데 한나절,심하면 며칠이 걸렸지만 핸드컴을 이용한뒤 단 몇시간만에 일을 처리할수 있게 됐다.

회사는 핸드컴의 반응이 좋자 이미 나누어 준 3천대 외에 1만대를 올하반기에 보급키로 했다. 또 경쟁 보험회사들도 비슷한 「신병기」 도입을 적극 추진중이다.

첨단장비에 통신기능까지 장착하면 위력이 배가된다. 제일제당 특판사업부의 김기진씨(27)의 경우 핸드컴과 똑같은 기종을 이용해 각종 정보서비스는 물론,계약현장에서 본사로 바로 출고주문을 내고있다.

강남의 한 식품점에서 세제인 「비트」 50상자를 주문받았다면 주머니에서 한뼘 크기밖에 안되는 컴퓨터를 꺼내 전화에 접속한 뒤 발주내용을 입력 한다. 본사는 주컴퓨터로 김씨의 주문을 받아 각 사업소의 재고현황을 점검한 뒤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사업소로 출고를 명하게 된다. 그는 『저녁에 회사로 돌아가 여직원에게 주문서를 내다 보면 주문상품이 거래처에 도착하는데 보통 2일이 걸렸지만 이젠 하루면 족하다』고 말했다. 제일제당은 지난달말 이 컴퓨터 14대를 지급,시범가동하고 있는데 앞으로 보급대수를 점차 늘릴 계획이며 두산식품도 비슷한 시스템을 가동중이다.

직장인의 근무 풍속도도 크게 변하고 있다. 활동범위가 넓어져 하루종일 외근을 하며 상사와 덜 마주치게 됐고 볼펜 대신 손가락으로자판을 두드리는 일이 늘어났다.

그러나 첨단장비 확대에 대한 반대평가 역시 만만치 않다. 기계가 업무는 물론,사생활까지 간섭해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는 것. 또 첨단장비가 비록 가볍기는 해도 서너개씩 몸에 지니다보면 전자파의 영향을 받을수도 있고 아무래도 행동에 제약이 따르기 쉽다.

제일제당의 정보시스템팀장인 장용석과장은 『개인용 정보통신기기나 사무자동화용품의 활용은 이미 대세』라며 『이같은 정보화물결에 대비해 회사차원의 사전준비가 시급하다』고 말한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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