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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와 경제발전(민주화시대의 리더십:7·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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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와 경제발전(민주화시대의 리더십:7·끝)

입력
1992.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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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기 「국가장래」 지도력이 좌우/국가발전 장기 목표로부터 확립하고/일관성있는 과감한 추진력 보여야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어떤 금융인은 30여년을 금융기관에서 근무했지만 요즘처럼 금융애로 때문에 기업이 고통받은 것은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고 한다. 또 어떤 중소기업인은 이대로 가다가는 금년 하반기엔 중소기업이 절반 정도가 무너지는게 아닌가 하고 우려한다.

이러한 불안감이 반드시 우리 경제의 성장·물가·국제수지 등 거시경제 실적이 나빠진데 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정부의 정책과오가 경제악화를 가중시킨 점도 없지 않으나 그 보다는 오히려 지난 수년간 우리 사회가 민주화라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변화를 맞아 잠시 혼돈속에 빠진데 더 큰 원인이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강력한 독재정권하에서는 모든 결정을 정부가 정해주는대로,대통령이 지시하는대로 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새로운 상황을 맞아 기업도 국민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정부도 그 변화된 역할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행하지 못함으로써 혼란이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사회는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고 있으며,그 와중에서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크게 잠식되면서 위기감이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현재 우리 경제는 리더십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하겠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도,여론을 주도하는 지식계층도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올바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무엇이 되고 무엇이 안되고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은 것이다. 이래가지고는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나라가 제대로 될 수가 없다. 우리는 지금 국민 모두를 한 덩어리로 묶어 그 잠재력을 결집시킬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지금은 세계 경제전쟁 시대이다. 이 전쟁에서는 경제력이 국력이고 경제가 국가운명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국민은 우리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경제 대통령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평상시 같으면 보통사람 대통령으로도 좋다.

그러나 경제가 위기에 직면해 있는 지금 우리는 경제문제 해결에 특별한 능력을 가진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 그렇다고 새 대통령은 반드시 경제전문가라야 한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대통령이 전문분야의 이론에 밝아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리더십시대의 대통령이 해야할 가장 첫번째 일은 국가발전의 장기목표,즉 비전을 올바로 설정하는 일이다. 둘째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과 전략을 수집하는 일이며,셋째는 이 목표를 향해 국민역량을 결집시키는 일이다. 국민감정이 이 비전의 달성과 상치되는 방향으로 표출될 경우 그에 영합할 것이 아니라 과감히 국민을 설득시키는 일도 대단히 중요하다.

대통령이 해야할 일을 이와 같이 규정할 때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지는 명백해진다. 첫째,정확한 판단력과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상황과 사물과 사람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으로 국가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가져야 하는 것이다. 둘째,결단력과 추진력을 가져야 한다. 일단 나아가야 할 방향이 설정되면 일관성을 가지고 그것을 밀어붙일 수 있는 확고한 신념과 철학을 가진 사람이라야지 인기주의자나 돌발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불합격이다. 셋째,인품면에서도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야 한다. 국민은 부정부패한 사람,정직하지 못한 사람,돈·권력·명예 등 좋은 것·남이 부러워하는 것 모두다 가지려하는 사람은 존경하지 않는다.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자기 희생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신은 아무 것도 희생하지 않으면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것은 자신의 권력욕을 채우기 위한 제스처일 뿐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 선진국이 되느냐,아니면 그대로 후진국으로 주저앉고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지금 국민의 잠재력을 결집시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우리 세대는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맞게된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영원히 놓쳐버린 어리석음을 범한 세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경제를 살릴 수 있고,선진사회를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하겠다.

우리는 지금까지 대통령직에 있을 때만 존경하고,임기가 끝나고 나면 욕하고 깍아내리는 슬픈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전통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도 이번에는 능력면에서나 인품면에서 우리 모두가 오래오래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우리의 지도자로 뽑아야 하겠다.<차동세 럭키금성 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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