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자질검증 본격화땐 하락가속 전망『텍사스의 돌풍이 이제 멎는가』
유에스에이투데이지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텍사스 출신 억만장자 로스 페로의 치솟던 인기가 주춤거리자 상징적인 수사로 페로의 장래에 의문부호를 던졌다.
유에스에이 투데이CNN TV가 공동으로 지난 12∼14일사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6월초 39%에 달했던 페로 지지도는 34%로 떨어졌으며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의 클린턴은 각각 32%,24%를 기록해 「보합세」를 보였다. 페로의 지지율 하락은 5%에 불과하지만 지난 3월 이래 상승만을 거듭 하다가 처음으로 하락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도 하나 『페로의 인기는 이미 정점까지 갔었고 이제 조정국면을 거쳐 하락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페로가 출마를 공식선언하면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관심거리 내지는 기성정치에 대한 경고차원에서 「다크호스」에게 우호적 자세를 견지해온 언론이 페로의 출마선언과 동시에 냉혹한 자질·비리조사의 「후보검증」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토머스 클레어런스 대법관 인준과 클린턴 후보에 대한 비판에서 드러났듯이 미 언론의 후보검증작업은 혹독하기 이를데 없다.
이 과정에서 미화되기만 했던 페로의 이미지는 상당한 생채기를 입을 수밖에 없다.
페로는 더이상 베일에 싸인 신선한 이미지로만 한몫을 할 수는 없게 될 것이다.
이와함께 선거막판의 유권자 심리도 페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듯 싶다. 미국 국민들이 아무리 현실에 불만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정책·신뢰도·능력 등에 관해 잘 알지 못하는 인물을 선택하리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공직경험도 없고 정당의 뒷받침도 없는 페로를 「세계의 대통령」에 추대하기에는 미 국민들의 보수성은 너무 강하다.
철저한 3권분립 제도로 운영되는 미국 정치에서 의회를 장악하지 못한 대통령은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페로의 당선은 곧 행정입법부의 마찰을 의미하며,이 구조하에선 페로가 아무리 출중하더라도 「공약을 공약」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미 국민들이 이를 모를리 없기 때문에 언론의 여론조사때와는 달리 실제 투표에서는 부시나 클린턴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페로의 초반 상승세가 이변이었듯,페로가 일반의 예상을 뒤엎고 막판까지 선전할 수도 있다. 최소한 30%선의 득표를 유지,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만약 페로가 30% 내외의 득표를 한다면,부시건 클린턴이건 과반수 이상을 득표하기 힘들어진다. 과반수 이상의 득표자가 없을 경우 헌법에 따라 차기 대통령 선출은 대선(11월3일)과 같은날 선거를 치러 새로 구성된 하원으로 넘어온다.
하원의 대통령 선출을 보면 주별로 하원의원들이 투표,주 하원의원의 과반수를 획득한 후보가 해당 주의 「한표」를 확보한다. 이 과정을 거쳐 50개주중 26개주를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
현재 하원의석 분포는 민주당이 2백68석(공화 1백66석 무소속 1석)으로 31개주에서 우세하다. 이 판세는 11월 선거에서 바뀔 것 같지 않다. 따라서 하원에 대통령 선출권이 넘어오면 클린턴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때문에 페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의 변화는 미 대통령 선거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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