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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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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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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학교·가정·사회 등 3자의 합작품이라는 말이 있다. 학교의 선생님들이 아무리 잘 가르쳐도 가정과 사회가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좋은 결실을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학교가 설령 다소 부족하더라도 가정교육이 탄탄하거나,사회가 잘못 교육받은 사람을 바로잡아 주는 분위기가 돼있으면 역시 미진한 학교교육을 보완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학교따로,가정따로,사회따로다. 사회는 「학교에서 배운대로 하면 손해만 본다」는 식으로 굴러간다. 학교는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내는게 아니다. 입학시험의 좋은 점수 따기 기계나 길러낸다. 그러니 융통성있는 사람교육이 될리라 없다. 가장 또한 세칭 명문대학에 가서 돈잘 벌고 편히 사는 사람이나 되기를 강요한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 그러다 보니 네가 출세하면 나는 희생돼야 한다는 식으로 치열한 경쟁사회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낙오자는 범죄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범죄는 날로 흉포화한다. 그 책임은 모두 학교에게 되돌려진다. ◆그게 말이나 되는가. 학교와 선생님들이 무슨 신통력이 있다고 사회와 가정이 분담해야할 2세 교육을 온통 떠맡아야 하는 것인가. 그 때문에 며칠전 서울 강남교육구청이 마련했던 「학생들의 기본생활 지도를 위한 학부모 다짐 모임」에 각별한 관심이 간다. 학부모와 사회전체가 「제2의 교사」가 되어 학교 밖에서 선생님 노릇을 해 보자는 이 모임의 취지는 듣기만해도 신선하다. ◆그렇지 않아도 중·고교생들의 입시학원 수강이 학기중에도 허용된다고 한다. 학교는 물론이고 입시학원 주변의 유해환경이 걱정되는 때다. 만화가게·비디오가게 주인들까지도 학교 밖의 선생님 노릇을 나눠서 하는 것이 요청되는 때에 올려진 강남교육구청의 밝은 횃불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2세 교육을 지원하는 사회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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