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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에 2차전·한국전 미 포로 있었다”/옐친,미 상원에 공개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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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에 2차전·한국전 미 포로 있었다”/옐친,미 상원에 공개서한

입력
1992.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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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여명이상 감옥·정신병동 등에 수용/“일부 생존 가능성” 추적조사 서두르기로【워싱턴=정일화특파원】 구 소련붕괴후 별다른 진전이 없던 미군 포로 및 실종자 문제가 드디어 진상을 드러낼 조짐을 보이고있다.

15일부터 시작될 워싱틴 방문을 앞둔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12일 미 상원포로 및 실종자 문제 특별위원회(위원장 존 케리·민주)에 보낸 서신을 통해 미군 포로 및 실종자가 소련에 억류됐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히고 이들 일부가 생존해 있을수도 있다고 전했다.

2차대전·한국전·월남전 등을 거치며 상당한 미군포로들이 소련군에 의해 체포되거나 중국·북한 등 제3국을 통해 소련으로 끌려갔다는 많은 주장이 제기됐었으나 소련 지도자들은 아직 한번도 그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12일 공개된 서한에 의하면 2만3천여명의 2차대전 미군 포로가 소련땅에 억류돼 있었으며 한국전 당시 중공군에 포로가 된 5백여명의 미군중 59명이 소련군에 의해 심문을 받았고 월남전에서도 수명의 미군 투항군이 소련에 들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서신은 또한 1950년대에 소련이 미군기 9대를 격추해 타고 있던 승무원 12명을 포로로 잡은 사실도 있다고 밝혔다.

미군기가 소련에 의해 격추된 것은 1960년 대공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U2기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격추기가 8대나 더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날 그런 격추사실이 있었다는 사실을 대체로 시인했다.

옐친은 이 회신에서 미군 격추기 9대에서 포로로 잡힌 미군들이 감옥 또는 정신과 병동에 수용됐었다고 밝혔으나 현재 생사여부는 말하지 않았다. 옐친은 또한 2차대전·한국전·월남전 등에서 포로가된 미군의 행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아직 일부 미군포로가 생존헤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편지를 전달한 대통령 군사 고문 드미트리 볼코노프 장군에 의하면 이같은 정보는 소련 비밀서류철을 조사한 결과 얻어진 것이며 따라서 구체적으로 미군 포로들이 어떻게 돼있는지는 다시 추적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에 대한 추적조사를 서둘러 그 결과가 나오는대로 미국에 넘겨주겠다고 약속했다.

미군포로가 소련에 있을 것이라는 보도는 포로문제 연구단체들의 입을 통해 계속 흘러나오다가 91년말 미 상원에서 드디어 포로 및 실종자 문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추적하기 시작함으로써 국제화 됐다.

포로 및 실종자특별위원회는 지난 83년 9월 사할린 근처에서 소련 공군기에 의해 격추된 대한항공 007기의 생존자 문제도 조사하고 있다.

소련 탈출자들을 상대로 정보를 수집해온 이스라엘의 소련 문제 연구기관 시프린 연구소는 KAL 007기의 승무원이 상당수 살아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문제 역시 소련측에 권위있는 답변을 요구해 오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포로 및 실종자 문제 특별위원회가 발족하기전부터 에드워드 케네디,존 스미스 등 수명의 상원의원들이 소련정부에 대해 KAL 생존자 문제,미군 실종자 문제를 여러번 서면이나 회담 형식을 통해 제기해 왔다.

옐친의 서한은 동서 냉전기간중 구 소련에 끌려갔을 것으로 보이는 미군 실종자에 관한 사실을 규명하는데 분명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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