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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육종 병훈이를 살립시다”/도봉 번3동 주민들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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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육종 병훈이를 살립시다”/도봉 번3동 주민들 온정

입력
1992.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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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절단 안하면 생명위험… 천5백만원 필요/어려운 생활서 40만원 모금 턱없이 모자라경희의료원에 골육종으로 입원중인 이병훈군(19·한양공고 3)이 팔 하나를 잘라 장애를 대물림해야할지 아니면 어린 나이에 삶을 포기해야할지의 기로에 몸부림치고 있다. 장애를 대물림하려해도 한쪽 발을 못쓰는 아버지 이생우씨(51)가 취로사업으로 벌여온 한달 15만원으로는 1천5백만원이란 수술비는 생각할 수 없다.

이같은 사정을 보다못해 이군이 사는 동네주민들이 나섰다. 서울 도봉구 번3동 주공아파트에 사는 생활보호대상자들이지만 이군의 딱한 사정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군집과 같은 생활보호대상자로 한쪽발이 불편한 장애인통장 정수민씨(45)가 보다못해 모금활동에 앞정섰다.

주민들은 생활보호대상자란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2천∼1만원씩 주머니를 털어 40만원을 마련했다. 한 주민은 돈이 없어 쌀 4㎏으로 대신했다. 주로 장애나 지병으로 생활능력이 없는 이곳 주민들에게 40만원은 큰 돈이었다. 그러나 이 돈은 이군의 수술비는 커녕 입원비도 되지 않아 주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이군의 몸을 좀먹고 있는 골육종이란 병은 암의 일종으로 일찍 손을 쓰지 않으면 목숨까지 앗아가는 무서운 병이다. 어렸을 때부터 병원을 한번도 찾은 일이 없는 이군은 한달전 오른쪽 어깨에 심한 통증을 느껴 동네부근의 병원을 전전하다가 경희의료원서 골육종임을 알게 됐다.

이군의 담당의사인 이용걸씨는 어깨를 잘라내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이 있다고 말했다. 동네주민들이 보증을 서 지난 2일 가까스로 입원은 했으나 병원생활 하루하루가 이군에게는 지옥과 같다.

6개월후 졸업하면 아버지,동생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이루어보려던 이군의 꿈은 깨진지 오래다. 팔이 없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면 살고 싶은 생각이 사라진다. 그렇다고 장애인 아버지를 두고 죽는 불효를 할 수도 없다.

병원측에서는 골육종을 제거하고 인조뼈로 대신하면 팔을 쓸 수 있다고 권한다.

4급 장애자인 아버지가 생활보호대상 2종에 해당해 의료보험 대상자이지만 이군의 팔수술은 특수 수술이라 의료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이군의 어머니는 87년 가출한후 소식이 없어 지난해 주민등록조차 말소됐다. 이러한 집안사정으로 동생 상만군(17)은 올해 고등학교에 합격하고도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진학을 포기했다.

독립심이 강한 이군은 병을 학교에 알리지 않고 병원에 입원할 때까지 숨겨왔었다. 담임교사인 김지석씨(자동차과)도 지각 한번 없이 착실하던 이군이 중간고사를 보지않고 무단결석을 했을 때서야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고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선연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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