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가세… 입주발길 “뚝”/임대료도 평균 40% 내려서울 강남지역에 빈 사무실이 급증하고 있다.
사무실 공급 과잉현상은 토지초과이득세를 피하기 위해 빈땅에 중소규모 빌딩을 짓는 지주들이 급격히 늘어난 데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사무실 임대·분양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대부분의 신축건물들이 비어있는 상태이다.
강남구 삼성동 지하철 2호선 삼성역주변 5층짜리 빌딩 등 5개 건물은 준공된지 2∼3개월이 지나도록 입주희망자가 나서지 않아 비어있다.
이 일대는 최근 『자고 일어나면 빌딩 한채가 올라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빌딩건축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임대가 끝난 신축건물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송파구 석촌동 석촌호수 주변과 서초구 서초동 일대도 지난 1년사이 3∼5층짜리 신축건물이 각각 1백여동이나 들어섰지만 대부분이 비어있다.
강남·서초·송파구청에 의하면 올들어 매달 평균 40∼70여건씩의 신축허가를 내주고 있으며 지난해와 올 상반기 동안 신축됐거나 신축중인 건물은 구마다 2백여채가 넘는다.
수치상으로는 예년과 별 차이가 없으나 지난 90년 5월부터 강남 일대에 대해 위락·숙박·판매시설 등의 건축허가를 제한해온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토지초과이득세를 피하기 위한 건축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청 관계자들에 의하면 지난해 1월부터 나대지에 토지초과이득세가 부과되자 땅 소유자들이 엄청난 세금을 피하기 위해 건물을 지으려 하고 있으나 위락·숙박·판매시설 등 임대가 잘되는 용도의 건물신축은 허가가 안나자 차선책으로 사무실용 일반건물을 다투어 짓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서초동에 연건평 1천5백여평의 5층짜리 빌딩을 세운 김연호씨(50)는 『1년에 수천만원씩 부과되는 토초세를 피하기 위해 빚까지 내 울며 겨자먹기로 건물을 지었지만 아직도 1·2층은 임대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사무실 공급 과잉으로 기존 건물의 임대료도 하락,지난해보다 평균 40%씩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동의 5층이하 소형 건물의 평균임대료는 평당 약 4백만원선으로 지난해의 60% 수준으로 떨어졌고 삼성동 일대의 사무실 임대료도 2년전의 절반수준인 평당 2백만원까지 떨어졌다.
이에대해 서울 서초동 양재동 Y건축사무소 손모씨(32)는 『강남일대 사무실 공급 과잉현상은 땅투기와 퇴폐문화 근절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정부와 이를 피하려는 지주간의 줄다리기에서 빚어진 부작용』이라며 『필요없는 사무실 건물이 늘어나는 것은 국가경제의 낭비일 수도 있지만 투기 억제나 임대료 하락 등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원일희기자>원일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