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요소 크게 늘고/보험 대응으론 한계/특허분쟁·창구사고등 곳곳 “지뢰”/사내감사 강화·법무조직도 보강/환경문제엔 그룹차원 대책 기구견실하던 기업들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사례가 속출하자 경영상의 위험요소들을 사전에 찾아내고 파국을 미리 막자는 위기 관리경영이 최근 국내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됐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각종 사건사고에 대해 보험으로 대응해 왔으나 이제 보험으로는 곳곳에 내재된 경영위기를 모두 커버할 수 없게됐고 위험요소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예기치 못했던 비용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돈을 버는 일보다도 더 중요한 경영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기업들이 꼽고 있는 위험요소들은 소비자와의 마찰,상표나 특허분쟁,산업스파이,도난,노사분규,거래관계를 맺고있는 기업의 부도,각종 창구사고,도난,경쟁기업의 마타도어 등으로 기업들은 이들 위험요소들을 지뢰밭으로 까지 표현하고 있다. 한곳에서 지뢰가 터지면 기업전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환경문제가 기업의 존폐를 가름하는 위험요소라는 것이 두산그룹의 페놀유출사건으로 널리 인식됐고 태평양증권의 창구사고도 위험요소의 사전대비 필요성을 보여준 본보기가 되고있다.
「어디 지뢰가 묻혀 있는가」 위험 요소들을 사전에 찾아내 대비할때 그만큼 충격을 줄이고 파국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사내 감사기능을 강화하고 법무조직을 보강하며 돌발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의 정보력 강화작업도 위험요소를 사전에 줄이자는데 1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한라그룹의 만도기계는 팩시밀리실,문서보관실,문서파기실,연구소 등에는 비밀취급 인가증을 소지한 임직원에 한해 출입을 허용,문서나 자료의 유출을 막고있다. 쌍룡그룹의 금융관련사들은 지금까지 고객과의 친분관계나 영업실적을 위해 한 지점에서 장기간 근무하는 것을 권장했으나 최근 한 지점에서의 근무기간이 3년을 넘지 않도록 했다. 창구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개발하고도 선진국으로부터 특허권침해로 제소될 경우 개발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 막대한 피해보상이 따라야 된다는 점을 고려,각종 전자제품의 세계적인 특허현황을 한눈에 파악할수 있는 「특허 맵(지도)」 제도를 도입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내 특허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럭키금성그룹의 모든 빌딩은 완전 컴퓨터화된 방범체제를 갖췄으며 금성사는 보안주관부서를 선정,심야시간대 보안순찰을 돌고 비밀문서의 수발에는 반드시 인수증을 주고 받도록 하고있다.
지난해 이후 노사분규가 상당히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으나 노사문제는 여전히 기업들의 최대 위험요소. 각 기업들은 원만한 노사관계 유지 및 파업의 사전예방을 위해 노무관리부서의 기능을 크게 강화하고 있으며 노사관계를 수평적으로 이끌고 일체감을 형성하기 위한 각종 가족행사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위기관리 경영은 법무실과 특허팀,조사팀 등 정보수집 및 사전대응 조직들의 신설·확충 등으로 이뤄지고 있다.
환경조직의 신설도 새로운 추세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두산그룹의 페놀유출사고와 전 세계적인 환경보호 움직임이 일자 그룹환경위원회와 환경기술연구소를 구성하고 삼성물산에는 지구환경위원회를 특히 위험요소의 사전예방과 국제적인 환경보호 추세로 기업경영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현대·대우·럭키금성·선경·쌍용·한국화약 등 거의 모든 그룹들이 그룹차원의 대책기구를 만들었다.
소비자의 고소,고발도 최근들어 크게 부각된 기업의 위험요소다. 럭키금성 그룹이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 고객중심의 경영은 상품의 판매력 신장이라는 측면보다도 소비자들과 보다 가까워지고 소비자들의 불만을 내부에서 소화하자는 목적이 더욱 강하다는 목적이 더욱 강하다는 평가다. (주)코오롱이 도입한 평생보증 제도나 대우,한라그룹의 24시간 서비스체제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업들은 1억원의 창구사고나 도난은 매출이익을 5%로 계산할때 5억원의 매출을 깎아먹는 셈이고 소비자들의 고발 한건이 기업의 사활을 좌우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만들기만 하면 팔리고 정부와의 관계만 원만하면 모든 것이 해결됐던 경영시대는 이미 지나고 기업 스스로 수많은 위험요소들을 사전에 제거해나가야 하는 시대를 맞은 것이다.<이종재기자>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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