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선한 다짐/이병규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선한 다짐/이병규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06.04 00:00
0 0

국회가 개원되지 않아 국회의원만 있고 국회는 없는 여의도 의사당은 3일 다소 생기가 돌았다. 의사당의 새 주인이 된 초선의원 12명이 독특한 다짐과 호소를 했기 때문이다.이부영 최고위원 등 민주당 소속 초선의원 12명은 『정치비용의 억제를 통해 돈을 적게 쓰는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한뒤 『선배들의 격려와 국민들의 이해 및 협조를 당부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를 위한 실천방안으로 ▲비리성 자금 배제와 정치비용 공개 ▲경조사 화환 안보내기 ▲고급승용차 안타기 ▲회기중 주례삼가 ▲회의장 이석 자제 등을 약속했다.

국회가 비리사건이 터지면 「타의」에 의한 자정운동을 펴는 경우는 많았지만 자발적으로 나서 깨끗한 정치상 구현을 다짐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지난해만 해도 상공위 외유사건과 수서비리가 잇달아 터져 국회의 모습이 만신창이가 됐을 때 국회는 윤리위원회를 만들고 의원 윤리강령을 제정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그러나 이를 만든 의원들조차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게 우리 국회의 현주소이다.

유권자들의 의원에 대한 잘못된 「기대」가 시정되지 않고 동료정치인들의 동참이 없는 한 윤리강령은 「지키는 사람만 손해를 보게 돼 있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의식구조 개혁,더 나아가 사회전반의 풍토개선이 없는 한 정치인들의 자정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없다는게 많은 의원들의 하소연이다.

민주당 초선의원들도 『과다하고 낭비적인 정치비용을 지출하지 않고서는 정치를 하기 어려웠던게 그간의 현실』이라고 이를 시인했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들의 이날 행동을 『우리 스스로에게는 다짐이며 선배들에게는 제안이고 국민들에게는 호소』라고 말했다.

구조적인 「부패의 사슬」에 동참해야만 의원으로서의 살림살이를 꾸려갈 수 있게 돼있는 잘못된 정치풍토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적임자는 아직은 때묻지 않은 이들일 것이다.

이들의 초지가 아직도 모질기만한 정치의 풍파에 훼손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여기에 절대 필요한 것은 유권자들의 협조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