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민주 대통령후보·최고위원 선출 표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민주 대통령후보·최고위원 선출 표정

입력
1992.05.27 00:00
0 0

◎『지분비 득표』 두 후보 모두 “만족”/개표 긴장감… 결과 나오자 환호/민주계 최고위원 저조에 허탈김대중대표를 대통령후보로 선출한 민주당 전당대회는 승자와 패자가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분위기 속에서 다가올 대선에서의 승리를 다짐.

승리한 김 대표는 패배한 이기택대표의 입장을 배려하기에 바빴고 이 대표는 결과에 승복하면서 김 대표의 대권꿈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드문 장면이 연출. 또 이를 지켜보는 대의원들은 「김대중」 「이기택」을 번갈아 연호하며 모처럼만의 축제 전당대회를 만끽하는 모습들.

이날 대회는 자유경선으로 치러진 최고위원 선출까지 겹쳐 분위기를 더욱 고양시켰다.

투표시작전의 치열한 득표전과는 달리 후보들은 표의 뚜껑이 열리자 결과에 승복,축하와 위로를 주고 받았고 전문연출가가 연출한 대회진행과 현대·고전무용단의 축하공연 등이 곁들여진 이날 대회를 놓고 민주당은 『당내 민주주의 발전은 물론 전체 정치발전의 한 계기를 이루었다』고 자평했다.

○…이날 대회분위기는 하오 5시께 대통령후보 투표결과가 발표된뒤 김·이 두 후보가 격려와 덕담을 주고 받으며 대의원들 앞에서 굳게 화합을 다짐하면서 절정.

2시간여 동안의 투·개표 절차에 이어 김말룡 전당대회 의장이 김 후보의 대통령후보 당선사실을 선포하자 장내는 「김대중」 연호와 박수,폭죽과 팡파르 등이 뒤섞이는 흥분의 도가니.

김 후보는 자신의 당선사실을 확인하곤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기립박수를 보내는 대의원들을 향해 손을 번쩍들어 감사를 표시.

김 후보는 또 이 후보는 단앞으로 이끌어 함께 손을 맞잡고 화합을 과시.

김 후보는 이어 야당행사 사상 처음으로 TV 생중계된 수락연설을 통해 「대화합의 정치」를 약속.

김 후보는 『오늘 우리는 유례없이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경선을 통해 후보를 뽑는 정당사상 참으로 빛나는 금자탑을 세웠다』면서 『당당하게 입후보해 끝까지 선정해주신 이기택대표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이 대표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빈다』고 격려박수를 유도.

김 후보는 『국민은 특정지역을 배경으로 한 군사통치 30년에 대해 철저히 불신하고 있으며,모든 분야에 걸친 민자당의 실정과 무능과 부패에 절망해 있고,우리 당이 내놓은 국정개혁안에 대해 지지하는 국민이 날로 늘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시하며 다섯가지의 대선공약을 제시.

김 후보는 『우리 민주당이 집권하면 오늘의 경제난국을 극복하고 우리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세계경제 8강의 대열에 들게 할 것』이라며 ▲민주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끌고갈 능력있는 대통령 ▲물가안정 ▲수출경쟁력 강화 ▲노사안정 ▲대기업·중소기업의 역할분담 등을 대안으로 제시.

김 후보는 자신의 「대권 3수」 논란을 의식한듯,『지난밤 꿈속에 4수만에 대통령에 오른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이 나타나 선전을 당부하더라』면서 『내가 꼭 대통령이 돼 대학 3수생들에게도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좌중의 큰 박수를 유도.

김 후보 연설이 끝나자 이 후보가 예정에 없던 연설을 자청,경선결과에 대한 승복을 공개적으로 표시한뒤 대선에서의 승리를 다짐하자 장내는 다시 환호와 흥분의 물결.

이 후보는 먼저 『경선에서 승리한 김 후보에게 경하를 드린다』고 경선결과를 전폭 수용할 뜻을 천명.

이 후보가 이어 『김 후보에게 꼭 진언할 것이 하나있다』고 분위기를 잡은뒤 「도덕정치 실현」을 강조하자 김 후보는 열띤 박수로 이에 호응. 이때 대의원들은 『김대중』 『이기택』을 함께 연호하며 기립박수로 회답해 분위기는 극치.

10여분간의 이 후보 연설이 끝난뒤에는 김 후보가 다시 상기된 표정으로 등단,『이제 우리 모두 계파없이 일치단결해 대선에서 승리해야 할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 정권은 김대중정권이 아니라 김대중·이기택정권이 될 것』이라고 답하자 장내는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투·개표 절차는 하오 2시40분부터 진행.

최 선관위원장의 투표개시 선언이 있자 대의원들은 각 지역별로 나뉘어 투표.

선관위측은 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현대·고전무용,창,고적대의 공연을 마련.

하지만 두 후보 진영은 이에 아랑곳없이 각자의 투표참관인들을 통해 개표상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움직임.

이런 가운데 하오 4시40분께 끝난 개표결과 김 후보가 총유효투표 2천3백38표의 60.4%인 1천4백13표, 이 후보가 39.6%인 9백25표를 각각 얻어 6대 4의 계파지분이 지켜진 것으로 밝혀지자 두 후보 진영 모두 만족해하는 기색.

○…이날낮 12시께부터 시작된 최고위원선거 개표는 2시간여만인 하오 2시10분께 순탄하게 완료.

이어 김말용 전당대회 의장이 『지금부터 최고위원 당선자를 호명하겠다』며 개표결과를 발표하려하자 장내는 일순 찬물을 끼얹은 듯한 정적에 휩싸이며 긴장감이 팽배.

득표순으로 개표결과 발표가 끝나자 8명의 당사자들은 당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단상 전면에 나와 손을 함께 잡고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대의원들에게 답례.

한편 김 대표는 발표 직전 행사장에 입장,조승형 비서실장으로 부터 개표결과를 미리 보고받고 잠시 굳은 표정을 짓기도 했으나 발표가 끝나자 최고위원 후보석으로 가 일일이 후보들을 격려.

그러나 이기택대표는 결과가 드러나자 대기실에서 김현규 최고위원 이석용 비서실장 등과 긴급 자파대책회의를 갖기도.

○…이날 최고위원 투표결과를 놓고 당내에서는 지난 경선과정의 뒷얘기와 함께 향후 당내 역학구도 변화 등과 관련한 해석이 무성.

우선 김상현후보는 이날 최고득표 당선으로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김대중대표이후 「차기」를 위한 유리한 당내 입지를 확보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

김 후보는 오랜 정치공백기를 거쳤음에도 불구,자신이 운영해온 「민주대학」 출신의 광범위한 당내 인맥들의 도움으로 화려한 「재기」에 성공.<황영식·신효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