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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리봉은 “사자의 벽”/높이 6194m 험준한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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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리봉은 “사자의 벽”/높이 6194m 험준한 코스

입력
1992.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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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년이후 외국인 조난 사망자 22명/현지주민 “등반연습장 아니다” 경고【탈케트나(미 알래스카주) 로이터=연합】 『북미에서 제일 높은 매킨리봉을 우습게 여기지 말라. 자만은 곧 죽음이다』

알래스카 매킨리봉(6,194m) 주변의 주민들은 조난당한 외국 산악인들,특히 한국과 일본 산악인들에 대해 불만이 크다. 매킨리봉 등반을 너무 우습게 안다는 것이다. 현지주민들은 전망대 「사자의 벽」에 걸린 조난 사망자의 영정을 가리키며 『경건한 마음으로 등반해야 한다는 교훈』을 강조했다.

이곳 데날리국립공원의 기록을 보면 1986년 이후 매킨리봉 등반중 조난으로 사망한 산악인은 모두 23명. 이중 한명만 빼고 모두가 외국인이다.

지난 일주일은 이곳 조난구조대가 가장 바빴던 한주간이었다. 구조대는 모두 6명의 한국등반대원을 구출해냈다. 그리고 험준한 능선에서 추락사고한 것으로 보이는 이탈리아 등반대원 2명과 호흡장애로 사망한 스위스 등반대원 1명의 시체를 회수할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한국 등반대원 3명의 추락사를 확인했다.

『많은 등반인들이 매킨리봉을 잘못 알고 있다. 그들은 해발 8천m 등반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매킨리봉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고 구조대원 짐 필립스씨는 말한다. 그는 『한국 산악인들은 매킨리봉 등정을 히말라야 등반을 위한 훈련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훈련을 위한 것이라면 다른 산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이들의 관찰에 의하면 미국 산악인들은 등반을 취미로 생각하여 위험한 코스는 피하는 것이 보통인데 유럽 산악인들은 등반을 무슨 경쟁적인 스포츠로 생각하고 아시아인들은 등반실패를 개인적인 치욕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날씨에도 매킨리봉 정상에 도전한 사람중 성공하는 경우는 절반에 불과하다. 금년에는 유난히 강풍이 몰아쳐 지난 20일 현재 정상에 도전한 4백20명중 성공한 사람은 9명 뿐이다. 그나마 이 가운데 2명은 정상정복후 하산하다 사망했다. 만만치 않은 산이라는 사실은 이같은 통계로도 입증되고 있다.

조난사고가 빈발하다보니 구조에 드는 경비도 적지 않다. 이 경비는 미국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그래서 매킨리봉 등반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매킨리봉은 세계의 고봉들 중에서 등반대의 등록비를 받지 않는 유일한 곳이다. 산악인들은 누구나 이곳 구조본부에서 매킨리봉에 관한 비디오 테이프를 보기만 하면 자유롭게 등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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